지난 2015년 5월부터 무안에서 모텔을 공동 운영한 A씨 등 4명은 1년 뒤 약 40m 떨어진 곳에서 철도공사가 시작되며 소음·진동·먼지에 시달렸다. 숙박객들의 환불 요청도 이어져 영업에 지장이 생겼다. 터널발파에 따른 진동이 심해 숙박객들이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있었다. A씨 등은 건설사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지만 소음기준(70 데시벨) 등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묵살당했다. A씨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에 분쟁 조정 신청을 했고 위원회는 정신·재산적 피해금 3400여만원을 보상하라고 건설사에 통보했다.

지난 27년간 처리된 환경분쟁 사건 10건 가운데 8건 이상이 공사장이나 도로에서 발생한 소음·진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1991년∼2017년까지 처리한 환경분쟁 사건 3819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사장이나 도로에서 발생한 소음·진동 피해가 3241건(8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기오염 216건(6%), 일조방해 198건(5%) 순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1991년 설립 이후 2017년까지 모두 4514건의 환경분쟁 사건을 접수해 자진철회 등을 제외한 3819건을 재정·조정·중재 등의 방식으로 처리했다.

피해 내용은 ‘정신·건축물’이 2461건(64%)으로 가장 많았고, ‘농어업’이 758건(20%)을 기록했다.

배상이 결정된 사건은 1953건에 총 배상액은 612억9000만원, 평균 배상액은 3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소음·진동 피해는 1655건(85%), 일조방해가 144건(7%), 대기오염 82건(4%), 수질·해양오염 40건(2%)을 각각 기록했다.

농어업 피해 배상 사례는 470건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가축 2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작물 170건, 양식장 48건, 양봉 10건 등의 순이었다. 전체 배상액은 161억3000만원이었다.

공사장 소음·진동에 따른 농어업 피해 배상 사례는 233건이었다. 1991년∼1999년까지 19건(연평균 2건)에 불과했으나 2000년∼2017년까지 214건(연평균 12건)으로 급증했다.

일조방해에 따른 농작물 피해 배상 사례도 급증하면서 모두 96건을 기록했다.

최고 배상액을 기록한 사례는 지난 2007년 7월 13억4000만원의 배상 결정이 난 경남 창원의 ‘신항만 준설토 투기장 해충에 따른 정신·물질적 피해’ 사건이었다.

/김용희기자 kimy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