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지난 6일 선언했다.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인정’의 원문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할 때다. 오늘 나는 미국의 최대 이익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 추구를 위해 이 방침을 결심했다는 것을 연설한다. 이는 평화 협상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협약의 달성을 위해 이미 행해졌어야 할 조치이다. 이는 현실을 인정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이다.”

이 선언으로 기뻐하는 나라는 이스라엘 한 나라밖에 없는 것 같다. 중동 및 아랍국가 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 심지어는 미국, 자국의 국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영토 분쟁은 전 세계에 있는 두 개의 화약고 중의 하나이다. 나머지 또 다른 하나는 분단된 한반도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남북 분단 상황에서 평화 통일이라는 우리가 꼭 이루어야 할 가치를 위해 평화주의자들이 취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서 살아가는 시민단체와 시민으로서 해야 할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것은 평화의 위기를 해소하고 생명을 귀하게 살리며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1980년 5월 군부의 총칼 앞에 광주 시민들이 죽임을 당할 때 독일 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전 세계에 광주의 실상을 알리며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금의 명예 회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다양한 방법이 열려졌듯이 분쟁의 위기가 처해 있는 곳곳의 생명과 평화를 위해 광주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김준태 시인의 ‘콩알 하나’라는 시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고백을 들을 수 있다.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사방팔랑에서/ 저녁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광주YMCA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 국가 YMCA 관계자 1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중·일YMCA 평화포럼을 개하고 있다.

‘평화로 평화를 말한다:아시아 평화를 위한 현장과 사람들’이라는 주제에 맞게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 위기 상황에서 한·중·일 시민사회가 만나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 시민들의 경험과 정신을 공유하고 시민이 만드는 평화 실현 방안을 협의 하는 일정이다.

이 일은 6자 회담, 북미 회담, 남북 대화 등 국가간의 대화 채널이 완전히 중단된 상황에서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매우 시급하고 가슴 벅찬 의미이다.

준비 과정은 힘들었지만 이 또한 광주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광주가 진정한 평화주의자들의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