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수 공백이 1년 6개월째 이어지면서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유영걸 군수 권한대행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례대로라면 이달 말 서기관 공로연수에 들어가지만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선거전까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둔 민감한 시기에 새로운 군수 권한대행이 부임할 경우 책임있는 군정 업무를 추진하기가 어려울 지 모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무를 파악하는데도 부족한 시기인데다, 선거 뒤 교체 가능성을 감안하면 정책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속도감 있게 집행하는 데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군수 대신, 1년간 군정을 이끌면서 인사·공사계약 등 깔끔한 업무 처리 능력을 보여준 현 군수 권한대행에 대한 군청 내부의 우호적 분위기와 신뢰감도 깔려있다. 올해 165건의 신규시책을 발굴, 149억원의 예산을 반영하는 성과를 내는가 하면, 공모사업으로 195억원의 국·도비를 확보하게 된 점, 순례문학관 개관, 고천암 생태공원 조성 사업 등에서 보여준 결단력도 긍정적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남군의회도 이례적으로 지난 4일 군의회 의장 등이 전남도를 찾아 유 부군수의 유임을 공식 요청했다.

유 부군수 전에 업무를 봤던 양재승 부군수가 공로연수까지 6개월 남겨놓은 상태에서 의회와 지역사회가 원한다며 스스로 전남도의 교체 요구를 거부했던 전례를 들어 유임을 점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유 부군수까지 교체되면 3명의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져 행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는 말이 흘리나오는 등 유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해남=박희석기자 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