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넘치는 의욕에 ‘얼리 피칭’이라는 새로운 스케줄이 등장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다. 오는 30일 귀국을 앞두면서 긴박하게 돌아가던 캠프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인 만큼 부상 방지를 위해 의무적으로 진행했던 야간 훈련도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캠프가 막바지로 가면서 초반보다 더욱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투수들이 피칭을 하는 불펜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다. ‘얼리 피칭’이라는 스케줄에 맞춰 가장 먼저 불펜이 가동되고 있다.

특별 타격 훈련은 캠프에서 일반적인 스케줄이다. ‘얼리조’에 편성된 타자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경기장에 나와 타격 훈련을 소화한다. 이들의 훈련이 끝날 때쯤 선수단 본진이 도착하고, 미팅 후 스트레칭과 러닝을 하면서 정식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는 ‘얼리조’로 먼저 경기장에 나오는 투수들이 등장했다. 정상적인 스케줄로는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다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캠프 초반 서서히 몸을 만들었던 투수들은 피칭 개수를 늘려가면서 ‘던지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왔다. ‘감’을 잡으면서 던지는 데 속도가 붙은 시기, 여기에 새로 연습한 변화구가 손에 익어가는 선수들도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추운 날씨 탓에 피칭을 할 수 없는 만큼 의욕이 넘치는 선수들은 쉽게 불펜에서 물러나지 못하고 있다. 딱히 정해놓은 공 개수 없이 선수들이 알아서 피칭을 하고 있지만, 100개를 훌쩍 넘기기 일수다.

제대 후 투구폼을 교정하고 있는 사이드암 박정수는 180개를 넘겨 던지기도 했다. 지난 25일에도 ‘얼리 피칭’에 나선 사이드암 박정수는 “이틀 전에도 불펜 피칭을 했지만 팔 상태도 좋아서 120개 정도를 던졌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언급했다.

젊은 투수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캠프 종료가 임박한 킨 구장 불펜은 여전히 뜨겁게 움직이고 있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