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가 광주·전남지역 11개 시·군으로 확대되는 등 14일째 푹푹찌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전남도가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 광주시의 일부 폭염 대책은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폭염으로 광주·전남지역 온열질환자가 크게 급증하면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폭염 대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는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에 물을 뿌리고, 도심 옥상 나무 식재, 건널목 임시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남도는 각 마을 별로 마을회관, 경로당, 주민센터에 무더위 쉼터 등을 지정해 운영중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가 도심 곳곳에 물을 뿌리고 식물 터널을 만드는 일부 폭염 대책이 한낮 온도를 낮추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광주시가 도심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차량 30대를 동원해 주요 58개 도로 59.5km 구간에 하루 평균 160t의 물을 뿌린 뒤 2개 지점의 온도 변화를 측정했는데 온도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가 측정한 결과 지난 28일 오후 2시 김대중컨벤션 센터 앞 도로의 표면 온도는 53.2도 였지만 살수 차량이 물을 뿌리고 지난 간 10분 뒤에는 47.6도를 기록해 5.6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시간 광주시 광산구 송정119센터 앞 도로에서도 47도 였던 도로 온도가 물이 뿌려진 10분 후에는 40.9도로 6.1도가 떨어졌다.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도로에 물을 뿌리는 건 낭비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실질적인 온도 하락 효과가 확인된 셈이다.

광주시는 여름철 살수 작업이 일시적으로 온도가 떨어진 것 못지 않게 살수 과정을 지켜보는 시민과 운전자들에게 시원함을 주는 심리적인 효과와 함께 ‘마른 장마’로 인한 도로 곳곳의 미세먼지를 쓸어내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9월말까지 폭염특보 발령 시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살수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또 그늘이 없는 곳에 나무와 식물을 이용해 터널을 만든 것도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5·18 민주광장 시계탑부터 중앙무대 사이에 설치한 식물 터널도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광주시가 지난 28일 오후 2시 안과 밖의 온도를 재봤는데 광장은 38도에 달했는데 나무와 덩쿨식물 숲터널의 온도는 34도로 4도가 낮았다.

한편, 전날 오후 4시를 기해 함평·영광·해남군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광주·전남 폭염주의보 발령지역은 모두 11개 시·군으로 늘어났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유입으로 광주·전남 일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3도 내외로 오르는 등 덥고 습한 날씨와 함께 아침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