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탈핵’ 정책을 본격화하는 것과 맞물려 원전 소재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 등으로만 구성, 운영돼온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자치단제장을 참여시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영광군은 울주군, 경주시, 기장군, 울진군 등 원전이 있는 지자체와 함께 28일 대구에서 ‘원전소재 지자체 행정협의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자치단체장들은 원안위 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한다.

원전이 있는 지역 기초단체장은 당연직 위원이 되도록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주장은 최근 출범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출범과 연계돼 주목받고 있다.

공론화 위원회는 그동안 전문가들에게만 맡겨왔던 원전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로 출범했기 때문이다.

원안위는 우리나라 원전 안전을 담당하는 독립기관으로 원전 시설 안전규제, 방사선 안전규제, 국가 방사능 방재총괄, 핵 비확산·핵 안보 이행 등을 담당했다.

원전 건설과 운영을 허가하고 기간이 만료하면 해체를 승인하는 등 원전 건설부터 해체까지 모든 과정을 사실상 규제하고 감시한다.

현재 원안위 위원들은 교수, 원전 관련 단체의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으나, 원전이 건설·운영되는 지역 주민 대표가 빠져 있는 문제를 이들 자치단체장이 제기해왔다.

또 원전 주변 모든 가구에 안내방송 전파장비 설치 등 비상사태 발생 시 빨리 알고 대피할 수 있는 방안과 텔레비전 수신료, 유선료, 인터넷 사용료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지난 2004년 발족한 원전소재 지자체 행정협의회는 경주시와 기장군, 영광군, 울진군, 울주군의 5개 지방자치 단체장이 1년씩 회장을 순번제로 맡고 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