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가 날이 갈수록 진화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방 컴퓨터에 암호를 걸어 사용하지 못하게 한 뒤 암호를 해제하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안전문기업 ㈜하우리(대표 김희천)와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설문지 문서파일로 위장한 국내 맞춤형 랜섬웨어 ‘비너스락커’(Venuslocker) 최신 버전이 이메일로 유포되고 있다.

‘비너스락커’라는 이름은 피해자 PC 파일을 ‘.venusp’, ‘.venusf’ 확장자로 암호화는 방식을 따 붙여졌다. 입사지원서 등으로 위장한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열 경우 악성코드로 인해 사용자 PC 암호화돼 잠긴다.

해커는 암호를 풀려면 온라인상 가상화폐 1비트코인(120만원 상당)을 72시간 내 입금하라고 요구해 돈을 갈취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유포되기 시작한 ‘비너스락커’는 국내 주요기관과 기업을 겨냥해 지속적으로 발전, 유포되고 있다. 특히 한국어를 사용해 예약 관련 문의나 입사지원, 명함제작 등 정교한 사칭으로 위험한 랜섬웨어로 평가된다.

신종 비너스락커는 지난 1월 악성코드 분석을 방해하기 위해 소스코드를 읽기 어렵게 바꾸고, 2월부터는 한글문서 확장자(.hwp)를 가진 암호화 기능을 추가하는 등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연말정산이나 인사발령, 구인·구직 등 특정 시기에 맞춰 유포된다는 점도 이전과 다른 형태다.

또 유포자가 피해자와 이메일을 주고 받는 과정을 통해 파일을 열어보게 만드는 등 지능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한국인이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들어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에만 1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된 상태다.

랜섬웨어는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한 자료를 별도의 외부 저장장치나 인터넷 클라우드 등을 통해 백업해놓는 게 좋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이메일의 첨부파일은 실행하지 말고, 신뢰할 수 없는 누리집을 통해 내려받은 파일을 실행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운영체제,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보안프로그램을 반드시 사용하며 필요시 랜섬웨어 전용백신을 사용하는 게 좋다.

첨부파일은 확장자를 문서파일(.doc)이나 그림파일(.jpg) 등으로 위장했으나 실제로는 바로가기 확장자(.lnk)다. 이를 실행하면 함께 첨부한 다른 파일로 바로가기가 이뤄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아울러 이중확장자(.doc.lnk 또는 .jpg.lnk)가 붙은 문서나 이미지 파일이 첨부된 경우 함부로 실행하지 말아야 한다. 확장자가 제대로 돼 있더라도 문서를 열었을 때 매크로 실행을 요구하는 경우는 악성코드일 가능성이 큰 탓에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랜섬웨어 ‘비너스락커’ 피해사례와 대응요령은 경찰청이 제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사이버캅’과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cyberbureau.polic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