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저쪽으로 가보자.”

1일 오전 10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공원 앞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서있던 손선미(여·20)씨는 남자친구를 이끌고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손씨는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포켓몬고를 즐기고 있다”며 “게임과 데이트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매서운 추위도 증강현실(AR) 모바일게임 포켓몬고(go)의 열기를 식히진 못했다.

그동안 국내 일부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포켓몬고가 지난달 24일 정식 출시되면서 광주 도심 곳곳에서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두터운 외투에 보조배터리, 스마트폰 터치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상당수 있었다.

특히, 게임상에서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포켓볼’ 등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켓스톱’과 플레이어 간 대결을 할 수 있는 ‘체육관’이 있는 곳에는 유독 많은 사람이 몰렸다. 도심에 설치된 조각 등 상징적이거나 특성 있는 시설물이 있는 특정지역은 ‘포켓스톱’과 ‘체육관’ 등으로 분류된다.

금남로 일대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상무시민공원, 상무역, 중외공원, 전남대, 조선대 등이 해당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몬스터 출현도 잦아 게임을 즐기기 좋은 장소로 꼽히고 있다.

야외에서 즐기는 게 특징인 포켓몬고가 겨울에 출시되면서 인기몰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일 어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포켓몬고는 24일 출시 당일 290만이 이용하기 시작해 지난달 30일 698만명으로 늘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아이폰 사용자까지 더하면 700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켓몬고 출시는 중장년 세대들에게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정모(55)씨는 “한 번도 산책을 가자고 말 한적 없던 딸이 포켓몬고를 하려고 먼저 산책을 가자고 하더라”며 “게임방식도 간단해 같이 즐기고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자 증가로 인한 안전사고 문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운전 중 게임을 하던 30대 남성이 보행자 2명을 치어 1명이 숨지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위험지역까지 무리하게 찾아간 이용자가 추락하는 일도 발생한 바 있다.

외부활동이 필수적인 탓에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걷거나, 운전 중에도 몬스터가 출현하면 차량의 속도를 줄이는 등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이용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