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 핫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4th Industrial Revolution)이다.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GO)’가 부각되면서 4차 산업혁명은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 IT, 문화산업 등 전 영역에서 4차 산업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수없이 거론되고 있지만 막상 4차 산업혁명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상태다. 그만큼 변화무쌍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다만, 거칠게 정의하자면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기술개발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산업혁명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해 생산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술이었던 점과 크게 차별화된다.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당시 스위스에서 열린 2016 다보스포럼의 주제가 바로 ‘제4차 산업 혁명의 이해’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켰다. 세계 각국 정·관·재계 수뇌들이 모여 세계경제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대표적 기술로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IoT), 무인자동차, 빅데이터, 3D프린팅, 바이오 공학 등이 언급됐다.

우선 1차 산업혁명은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 개발로 인한 기계화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2차 산업혁명은 1870년 전기를 발명하면서 이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시기를 일컫고, 3차 산업혁명은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와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시대를 말한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을 기반으로 한 기술로 사람과 사물이 시간·공간 제약 없이 실시간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거대한 혁신의 물결, 세계각국 대비책 고심

4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의 개발과 정보화 시대를 뛰어넘어 디지털·생물학·물리학 등 경계가 없어지는 ‘융합’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는 속도와 영향력 등 그 범위가 3차 산업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 세계 학자들의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2011년 ‘인더스트리4.0’(industry4.0)을 입안, 제조업의 성장을 극대화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 공장을 고도화해 인건비가 저렴한 제 3세계 국가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제조업·유통 등 산업전반에 걸쳐 분석과 관리, 빅테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인 생산과 판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글이 자율주행차량 개발하는 등 독일과 달리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은 로봇과 인공지능 등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교육·노동·금융 등 전반에 걸친 제도 개혁을, 중국은 ‘제조 2025’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을 내세워 제조업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대적인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는 공동으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제품 실용화에 나서고 데이터 자원 가치 창출을 위한 공공 빅데이터도 2018년 20개에서 2025년까지 320개로 확대한다. 이는 경제, 산업 각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기술혁신이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연구개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해외 우수인력영입과 국제 공동연구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구미와 울산에 각각 정밀기계·의료기기 데모공장(Mother Factory)을 구축에 나서는 등 지능형 의료서비스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4차산업 시대, 광주·전남 도약 기회

지금까지 산업혁명은 전 세계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4차 산업혁명의 경우 기술과 사회, 일상에까지 강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마저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광주·전남지역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조성될 에너지벨리가 에너지신산업 분야 발전을 이뤄낼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에너지밸리는 미래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앞장설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광주는 지역전략산업으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꼽히는 친환경자동차 생산·개발에, 전남은 드론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어 국내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는 상태다.

장재형 광주과학기술원(GIS T) 차세대에너지연구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광주·전남지역 주요산업으로는 에너지·자동차·디자인 분야 산업들을 꼽을 수 있다”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에서 전략적인 접근과 투자를 하면 광주·전남 지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비자만족 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빅데이터 등 부가가치 높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육성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