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조업 혁신을 불러올 기술로 꼽히는 3D 프린터가 자동차나 항공 등 주요 산업에 대거 도입되고 5세대(5G) 이동통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서비스가 집중 지원 받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제8차 정보통신 전략위원회’를 열고 ‘미래 지능정보사회를 대비한 주요 정보통신정책’을 발표하고 주요 정책 7건을 심의·확정했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3D프린터 시장의 성장을 위해 자동차·항공 등 주요 산업에서 3D프린터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정책이 추진된다.

3D프린터는 컴퓨터를 이용해 부품과 조각품 등을 3차원 설계도면으로 그린 뒤 입체물을 바로 찍어낼 수 있는 프린터다.

정부는 차량의 초경량 실린더 헤드, 항공기의 고효율 엔진 노즐 등 첨단부품을 ‘다품종 소량’ 방식으로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는 3D프린터 장점을 업계에 알리고 관련 공정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방·철도 등 공공분야에서 3D프린터로 부품을 생산하는 사례를 늘리고, 의료계에도 인공 뼈와 재활보조기 등 3D프린터를 대거 도입하도록 유도해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우리 외교·안보부처 관계자 이메일이 해킹당하는 등 날로 커지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사이버 보안 연구개발(R&D) 추진 계획’을 마련, 인공지능(AI) 보안 등 첨단기술 개발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AI가 사이버공격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스스로 해킹에 대한 ‘면역체계’를 강화하면서 기술·정보 유출 위험을 원천 봉쇄하는 차세대 암호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금융거래 분야에서는 거래정보를 이용자들 사이에서 분산·저장해 위조·해킹을 어렵게 만드는 블록체인 보안기술과 지문·홍채 등 신체를 활용하는 바이오인증,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 등에 특화한 보안기술에도 공격적 투자가 이뤄진다.

특히,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부는 내년 10억 이상의 예산을 블록체인 R&D 사업에 쓸 예정이다.

블록체인은 2008년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이다. 모체 비트코인의 인기가 점차 하락하는 지금에도 뛰어난 보안성 덕분에 국내외 금융업계 등에서 상용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20배 빠른 5세대 이동통신 5G의 빠른 시장안착을 돕는 정책도 추진된다.

특히 정부는 ▲가상현실·증강현실 ▲인공지능 비서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재난대응 및 의료 등 5대 5G 관련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5G의 가치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5G는 2019년 상반기 전용주파수가 할당된 뒤 2020년 세계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가 시작된다. 2010년대 들어 쇠락이 본격화된 한국의 ‘간판산업’인 조선업계에 IT를 접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획도 마련된 상태다.

IoT와 빅데이터 등 기술을 도입해 운영의 효율을 높인 지능형 조선소·스마트 선박을 개발하고, 해양플랜트와 해운·항만 서비스에도 인공지능 등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울산에 조선해양ICT(정보통신기술) 창의융합센터를 만들고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 등을 양성하기로 했다. 선박에 최적화한 IoT·빅데이터·클라우드 등 기술을 개발하고 중소기업의 참여지원을 통해 다채로운 ‘조선·IT 융합’ 사업화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인공지능 자동화와 초(超)연결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신산업 발전을 돕고 해킹위협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