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와 저녁 노을 명소로 잘 알려진 섬진강 침실습지가 22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지난 7일 곡성군 곡성읍·고달면·오곡면과 남원시 송동면 일대 섬진강 침실습지 203만6815㎡를 국내 22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고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침실습지는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가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실시한 전국 내륙습지조사에서 처음 발견된 곳이다. 침실습지는 섬진강 중상류부에 있는 자연형 하천습지로 안정적인 수변 생태계를 갖추고 있으며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침실습지에 사는 생물종은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흰꼬리수리, 삵, 남생이, 새매, 큰말똥가리, 새호리기 등 665종이다. 식물이 287종, 어류 32종, 조류 70종, 포유류 9종, 양서·파충류 10종, 육상곤충 16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91종 등이다.

특히 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사주(砂洲)가 있고 수변에는 쉬리, 각시붕어, 칼납자루 등 17종의 한반도 고유어종이 살고 있다.

환경부는 앞으로 ‘습지보호지역 보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침실습지에 대해 생태계 정밀조사를 하고, 습지 훼손 불법행위 감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습지 탐방로와 관찰데크, 안내·해설판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섬진강 인근 기차마을 등 지역명소와 연계해 생태관광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섬진강의 지역명소로는 기차마을 외에 섬진강 볼레길, 섬진강 천문대 등이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침실습지의 우수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한편, 이를 생태관광 활성화와 연계해 지역 활성화에도 활용하는 모범사례가 되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침실습지는 자연 경관이 수려해 여행작가, 사진작가, 인터넷 블로거에게 ‘섬진강 무릉도원’, ‘하구둑이 없는 생명의 강’으로도 불린다.

기존에 환경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한강·낙동강 하구 등 하천형 6곳, 대암산 용늪·화엄늪 등 산지형 11곳, 고창운곡·두웅습지 등 호수형 4곳 등 총 21곳이다.

전남권에는 담양 하천 습지(2004년 지정), 도서지역 최초의 산지습지인 신안 장도 습지(2004년),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동물새의 서식지인 순천 동천하구 습지(2015년)가 있다.

습지 보호지역은 자연생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이 서식 도래하는 지역, 특이한 경관·지형적 또는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 등을 대상으로 절차를 거쳐 지정한다.

습지 보호지역 지정 절차는 전국내륙습지 일반조사·습지재평가(모니터링)·정밀조사(국립습지센터) → 지정계획 수립(환경부) → 지역주민·이해관계자 의견수렴 → 관계중앙행정기관 협의 → 지정·고시(환경부) 순이다.

환경부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 22곳 외에도 해양수산부 지정 습지보호지역 12곳(연안·갯벌), 시·도지사지정 습지보호지역 3곳이 있다. 환경부 21개소(124.241㎢), 해수부 12개소(225.170㎢), 시·도지사 3개소 (6.634㎢) 등 총 36개소(전체 면적 356.045㎢) 지정·관리 중이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