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국립공원 고지대 소음은 정상부 군부대, 장불재와 중봉에 위치한 방송탑, 통신탑 등 대규모 시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대 소음의 원인은 이들 시설물 유지 보수를 위한 차량 통행과 시설물 기계음, 탐방객으로 확인됐으며, 야생동물의 의사소통 교란, 수면 방해, 스트레스 유발 등 무등산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무등산국립공원 소음 맵핑 연구’ 결과와 이를 기반으로 시범 제작한 무등산 소음지도를 8일 공개했다.

연구는 무등산 국립공원 내 소음지역 8곳과 자연지역 6곳을 대표지점으로 선정한 뒤 주간(오전 6시∼밤 10시)·야간(밤 10시∼오전 6시)을 구분해 현장 조사를 거쳐 소음원의 소음을 측정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대표지점에서 측정한 평균 소음도를 산출, 지도에 옮겨 소음지도를 만들었다.

소음 분석 결과 무등산에서는 차량이 다니는 도로 구간과 마을이 분포한 북부지역에서 소음이 높게 측정됐다.

무등산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군부대, 방송사와 이동통신사 시설탑이 위치한 고지대 소음은 시설 자체가 발생한 소음보다 시설 유지보수를 위해 왕래하는 차량이 더 큰 소음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조용한 곳은 도원계곡, 신선대 지역으로 조사됐다.

주간 소음은 화암마을에서 배재마을까지 공원 내부도로 78.49데시벨(㏈), 너릿재 터널 입구부 공원 외곽도로 71.98㏈, 원효분소에서 장불재에 이르는 임도 70.48㏈, 평촌마을과 용연마을 등이 들어선 공원마을 지역 67.2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소음지역으로 분류된 이곳의 주간 소음은 일상적인 대화가 어려운 공사장 수준으로, 환경정책기본법상 주간 소음 기준치는 65㏈이다.

자연 지역으로 분류된 만연사 오감만족길 구간의 주간 소음은 64.53㏈로 소음지역에 비할 만큼 소리가 컸다. 야간에는 공원 내부도로(두암동∼4수원지 75.13㏈)·증심사와 원효사 부근 집단시설지구(64.02㏈)·공원 외곽도로(55.79㏈) 구간의 소음이 컸다.

특히 야간의 경우 공원 외곽도로와 공원 내 마을을 제외한 지역은 고요한 상태를 유지했으나, 군부대와 방송통신탑들이 자리 잡은 무등산 고지대는 소음이 계속해서 발생해 낮보다 넓게 확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선봉이 주간 40.06㏈, 야간 35.78㏈, 낙타봉이 주간 48.47㏈, 야간 33.47㏈로 측정됐다.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무등산의 경우 도로가 지나고 도시와 인접한 데다 고지대에 군부대나 통신시설 등이 자리 잡아 소음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소음 측정과 지도 제작 등 연구는 국립공원 야생생물보호단과 상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했으며, 올해 시범사업 종료 후 담양·화순지역 공원 구간으로 조사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현재 수정·보완 단계를 거치고 있는 무등산 소음 지도는 최종 완성되면 일반에 공개된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