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며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의 천적을 확인해 재선충병 방제에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산림청에 따르면 국립수목원은 최근 ‘가시고치벌’ 애벌레가 솔수염하늘소 애벌레에 기생하며 천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 안팎의 실 같은 선충으로 소나무 조직 안에 침투해 수분 통로를 막아 죽게하는 해충이다. 한번 감염되면 나무가 100% 고사하는 무서운 병해충으로, 솔수염하늘소는 이 재선충을 옮기는 주요 매개충으로 지목돼 왔다.

산림당국은 그동안 소나무재선충 확산을 막기 위해 나무에 예방주사를 놓거나 약제를 살포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를 죽이는 방제 방법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솔수염하늘소의 천적이 확인됨에 따라 이를 활용한 친환경적 방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립수목원 연구에 따르면 가시고치벌은 솔수염하늘소 애벌레 표피에 알을 낳아 기생하는 고치벌과의 곤충이다. 국립수목원은 지난달 국립산림과학원 및 순천대 수목진단센터와 함께 산림서식 미소기생벌의 분류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시고치벌 애벌레가 솔수염하늘소 애벌레의 체액을 빨아먹고 자라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가시고치벌은 솔수염하늘소 애벌레 1마리당 1∼5마리가 기생해 자라며, 기생률은 최대 59%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수목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가시고치벌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재선충병을 방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에 들어갔다. 현재 가시고치벌 성충을 이용해 정확한 숙주곤충 탐색과 산란 조건을 파악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김형호기자 kh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