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청 직원들 사이에 ‘기초자치단체의 꽃’인 5급(사무관) 승진 인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선 6기들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편한 면사무소 등 외청근무로 승진하위권에 있던 일부 직원이 인사평가에서 연이어 고득점을 받으며 상위권 선배들을 제치고 사무관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인사권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라고는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직원의 발탁인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11일 장흥군 등에 따르면 최근 장흥군이 단행한 행정직 5급 승진자 대상자 선발(2명)과정에서 K씨와 S씨 등 2명이 ‘발탁인사’를 명분으로 그동안 본청 격무부서 등을 돌며 10년 이상 꾸준히 근무평정을 해온 다경력자 선배들을 물리치고, 파격적으로 승진해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K씨와 S씨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편한 읍·면에서 근무한 탓에 승진후보자 순위에서 하위권(30위권)에 머물러 있었으나, 민선 6기 들어 2년동안 인사평정에서 고득점을 받으며 상위권으로 뛰어오르는 등 승진 조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발탁인사의 주요인 중 하나인 행정공로 등 별다른 실적도 없는데다, S씨는 이른바 5급 승진을 위한 필수 격무부서로 꼽히는 ‘기획, 총무, 예산’ 부서 등에서도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조직내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S씨는 현 장흥군수와 고교동문 친구 사이로 알려지면서 입살에 오르내리고 있다.

장흥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인사를 놓고 자치단체장의 과도한 인사전횡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현행 승진인사 기준은 근무평정 점수와 경력점수를 감안해 승진후보자 순위를 매기고, 4∼7배수 범위 내에서 승진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데, 승진인사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근무평정은 사실상 인사권자인 자치단체장의 의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 모든 자치단체에서 5급 승진시 ‘지방공무원 평정규칙’상 최근 2년 기준(연 2회)으로 정기 근무평정 점수를 반영하기 때문에 기존 경력이나 점수에 관계없이 2년간 점수만 잘 받으면 승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결국 민선 6기 전반기 2년동안 근무평정을 잘 받은 K씨와 S씨의 사례처럼 기존 근무기록이나 점수와는 상관없이 승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불공정 인사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인사위원회와 지방공무원 임용 및 승진에 따른 인사시스템(기준) 등이 마련돼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자치단체장의 의중을 반영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따라 승진을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가진 인사위원회 구성 시 공모 등을 통해 독립적 기능을 갖춘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사무관 승진심사시 근평기간도 ‘최소 4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장흥군의 한 공무원은 “기존 업무성과가 별로더라도, 자치단체장에게 2년만 인사평정을 잘 받으면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게 현 인사제도”라면서 “뛰어난 업무능력으로 발탁승진을 했다면 박수를 보낼 일이지만, 외청에서 편한곳만 돌다가 승진 무렵이면 잠시 본청으로 들어와 승진을 하는 등의 사례를 볼 때마다 근무의욕이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장흥=김용기기자 · 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