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폐교 여부가 논의되는 보성지역 소규모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교정 곳곳에 동심을 살린 벽화를 그리며 학교를 아름답게 변모시켜 학부모와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보성군 조성면 덕산리에 위치한 조성 남초등학교(교장 신희섭) 전교생은 30명에 불과하다. 해마다 폐교 대상에 올라 그동안 시설투자가 미흡했고, 건물이나 외벽 등 낡은 곳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고자 학교 측이 찾은 대안은 미술을 통한 환경변화였다.

새롭게 수립한 교육계획(22종 프로그램)중에서 ‘아늑한 보금자리 교육의 산실, 명품 교육환경 만들기’의 하나로 미술에 특기가 있는 이근희 교감의 재능기부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교정 곳곳의 외부 환경을 아름답게 구상하고 꾸며보기로 했다.

우선 교문에서부터 통학로 양쪽으로 형형색색의 오색 바람개비 수십 개를 설치했다.

또 교정 화단에 단조롭게 채색된 12마리 조형동물의 색채도 전교생 대상 공모를 통해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탈피한 아이들만의 독창적인 발상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다양한 문양과 색깔이 들어간 독창적인 도안을 선정하고, 전교생이 조를 편성해 색칠을 한 결과 산뜻하면서 생동감 있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나게 됐다.

특히 학교 주출입구인 유치원과 급식실 외벽, 사택의 낡은 담장 위에 벽화를 그렸다. 다양한 동물들을 의인화해 회화적인 요소를 넣어 신나게 놀고 싶은 아이들의 순수한 이야기들과 아름다운 동심을 자극하는 내용을 담았다.

벽화작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우리가 구상하고 색칠해서 완성한 작품을 보니 바이킹을 타는 것보다 신이 나고, 마치 예쁜 색깔 옷을 입은 동물들이 모두 잠에서 깨어나 우리랑 놀아줄 것 같다”며 “학교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역시 “규모는 작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학교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작은 학교 살리기와 인성교육에 톡톡히 한몫을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성=김용백기자 k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