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영의 집과 사람] 슈바베 지수와 하우스푸어
2014년 07월 04일(금) 00:00 가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집 마련이 큰 과제였지만 요즘은 그렇게 마련한 내집이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집을 사느라 무리하게 떠안은 대출금으로 하우스푸어가 된 것이다. 월세는 말할 것도 없고 전세대출금 혹은 모기지론으로, 집이 있고 없고를 떠나 집값으로 다달이 통장에서 돈이 빠져 나간다.
흔히 엥겔계수라고 하여, 전체 지출 중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 경제지표에 이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주택비용에서도 그런 수치를 적용하는 방법이 있을까? 물론 있다, 그것은 슈바베 지수다.
슈바베 지수는 전제 지출 중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따진다. 이때 주거비는 월 임대료를 포함하여 주택상환대출금, 주택유지·수선에 드는 비용, 주거관련 서비스 비용, 연료비 등 주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소비항목들의 총액이다. 즉 임대료뿐 아니라 주택관련 대출금의 이자와 상환비용은 물론 아파트 관리비, 난방비, 전기세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사회계층을 구분함에 있어 주택의 자가 소유 여부를 염두에 두지만, 우리나라에는 전세라는 독특한 임대제도가 있고 또한 주택을 구입했다 하더라도 과도한 대출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슈바베 지수를 따져보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엥겔계수가 높을수록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듯 슈바베 지수도 높을수록 부담이 커진다. 최근 집값은 하락하고 있지만 슈바베 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전체 가계의 평균 슈바베 지수가 가장 낮았을 때는 2007년으로 9.71%였다.
당시는 주택가격에 버블이 심할 때였는데도 오히려 슈바베 지수는 낮았고, 이후 버블이 꺼지면서 슈바베 지수는 상승세를 보여 2011년에는 10.15%에 이르렀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슈바베 지수가 상승한 것은 실질소득이 정체되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문화, 레저, 외식 등의 소비를 줄이지만, 월 임대료나 주택대출 상환금, 아파트 관리비와 난방비 등은 매달 일정 금액이 고정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상대적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2010년 이후 주택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가구입 보류에 따른 전세비용 상승 및 반전세로의 전환 등이 슈바베 지수를 높이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슈바베 지수를 낮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공공주택을 지어 제공하는 일이다.
1970∼80년대 한국은 경제발전이 진행되면서 소득이 증대되고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이런 시기는 물가상승의 폭이 크고 주택가격 역시 상승률이 높아서, 주택을 구매하고 나면 얼마 뒤 가격이 크게 올라 손쉬운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었다. 고도성장의 요람 안에서 부동산 불패신화가 탄생하던 1970∼80년대의 모습이다.
하지만 경제발전이 진행되어 저성장 시대에 이르면 주택소유는 대부분 이루어졌기 때문에 주택 외에 기타 상품의 소비가 진행된다. 자동차, 골프 회원권, 콘도 이용권 등을 비롯하여 주말주택이나 성인자녀를 위한 도심지 원룸 등 제2주택의 수요가 증가하기도 하고, 고급의 대형가전제품, 주택 인테리어 등 보완재의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소비문화가 가장 왕성하여 과소비 논란까지 불러 일으켰던 1990∼2000년대의 모습일 것이다.
그 이후가 되면 주택소비의 주요 변인은 소득 보다는 인구학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과거에는 주택을 구매함에 있어 경제력에 따라 좌우되었지만, 주택 보급률 100%를 달성하고 나면 무조건 크고 비싼 집 보다는 가족 수나 직장과의 거리 등에 따라 적절한 집을 선호하게 된다.
현재 한국이 이 시기에 와 있을 것이다. 독신 및 2인 가구를 아울러 말하는 ’1.5인 가족’이 전체 가구 수의 절반을 넘어 섰다. 또한 자녀 수의 감소, 노인 가구의 증가 등은 자가소유를 통한 주거안정보다 직장과의 접근성, 사회서비스의 접근성 등의 이유로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미 유럽과 일본의 경우 독신과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도심지 주택과 임대주택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자가소유보다 임대주택으로 전환되는 현상이며, 결과적으로 슈바베 지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가에서는 여러 형태의 공공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 주택(장기 전세주택이자 일정기간 후 매매를 통한 소유도 가능한 형태)이나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복주택(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이에 해당할 것인데, 과연 어떻게 자리잡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흔히 엥겔계수라고 하여, 전체 지출 중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 경제지표에 이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주택비용에서도 그런 수치를 적용하는 방법이 있을까? 물론 있다, 그것은 슈바베 지수다.
사회계층을 구분함에 있어 주택의 자가 소유 여부를 염두에 두지만, 우리나라에는 전세라는 독특한 임대제도가 있고 또한 주택을 구입했다 하더라도 과도한 대출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슈바베 지수를 따져보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문화, 레저, 외식 등의 소비를 줄이지만, 월 임대료나 주택대출 상환금, 아파트 관리비와 난방비 등은 매달 일정 금액이 고정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상대적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2010년 이후 주택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가구입 보류에 따른 전세비용 상승 및 반전세로의 전환 등이 슈바베 지수를 높이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슈바베 지수를 낮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공공주택을 지어 제공하는 일이다.
1970∼80년대 한국은 경제발전이 진행되면서 소득이 증대되고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이런 시기는 물가상승의 폭이 크고 주택가격 역시 상승률이 높아서, 주택을 구매하고 나면 얼마 뒤 가격이 크게 올라 손쉬운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었다. 고도성장의 요람 안에서 부동산 불패신화가 탄생하던 1970∼80년대의 모습이다.
하지만 경제발전이 진행되어 저성장 시대에 이르면 주택소유는 대부분 이루어졌기 때문에 주택 외에 기타 상품의 소비가 진행된다. 자동차, 골프 회원권, 콘도 이용권 등을 비롯하여 주말주택이나 성인자녀를 위한 도심지 원룸 등 제2주택의 수요가 증가하기도 하고, 고급의 대형가전제품, 주택 인테리어 등 보완재의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소비문화가 가장 왕성하여 과소비 논란까지 불러 일으켰던 1990∼2000년대의 모습일 것이다.
그 이후가 되면 주택소비의 주요 변인은 소득 보다는 인구학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과거에는 주택을 구매함에 있어 경제력에 따라 좌우되었지만, 주택 보급률 100%를 달성하고 나면 무조건 크고 비싼 집 보다는 가족 수나 직장과의 거리 등에 따라 적절한 집을 선호하게 된다.
현재 한국이 이 시기에 와 있을 것이다. 독신 및 2인 가구를 아울러 말하는 ’1.5인 가족’이 전체 가구 수의 절반을 넘어 섰다. 또한 자녀 수의 감소, 노인 가구의 증가 등은 자가소유를 통한 주거안정보다 직장과의 접근성, 사회서비스의 접근성 등의 이유로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미 유럽과 일본의 경우 독신과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도심지 주택과 임대주택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자가소유보다 임대주택으로 전환되는 현상이며, 결과적으로 슈바베 지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가에서는 여러 형태의 공공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 주택(장기 전세주택이자 일정기간 후 매매를 통한 소유도 가능한 형태)이나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복주택(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이에 해당할 것인데, 과연 어떻게 자리잡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