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추출부터 옷감 직조까지 … 전통 지키며 꾸밈 없는 삶
2014년 02월 24일(월) 00:00 가가
[7부 태국편] (1)카렌족 복식과 풍습
씨족단위 마을 나뭇잎 가옥에서 거주
미혼여성은 흰색 의상만 착용
친분 불문 남녀 오토바이 동승 못해
정부, 직물기술 보존 프로젝트 진행
씨족단위 마을 나뭇잎 가옥에서 거주
미혼여성은 흰색 의상만 착용
친분 불문 남녀 오토바이 동승 못해
정부, 직물기술 보존 프로젝트 진행
각종 천연 염료로 물들인 목화실 뭉치.
카렌(Karen)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긴 목이다. ‘롱 넥 카렌’은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미의 기준을 목의 길이에 두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목에 황동 고리를 끼운다. 이 무거운 고리는 점차 어깨뼈를 낮추면서 목을 길어보이게 만든다.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언어도, 전통복식도 다른 카렌족이 있다. 스스로를 ‘빠가요’라고 부르는 태국 람푼(Lamphum) 리(Li)지역 훼이똠(Huay Tom)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다. ‘빠가요’는 ‘단순하다’ ‘평화로운 사람들’ ‘표리부동하지 않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말처럼 순수함을 지니고 살아가는 부족이다.
치앙마이에서 빠가요 피플이 사는 람푼의 훼이똠 마을까지는 160㎞가량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 2시간30여분 넘게 걸리는 거리다. 훼이똠 마을 사람들은 씨족 단위별로 마을을 이루고 살아간다.
카렌족은 태국 북부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민족이다. 이들 대부분은 미얀마 지역에서 살다가 정부에 저항, 태국으로 넘어와 정착했다. 그만큼 아픔의 역사를 지닌 민족이기도 하다.
빠가요 부족의 첫인상은 미소였다. 마을 어디를 가든 환한 미소로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그들의 얼굴에서는 여유가 묻어났다. 전통적으로 빠가요 부족은 온화하고 수줍음이 많다. 큰 소리도 웃지도 않는다. 항상 자신들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지낸다. 수천 년 세월동안 전통 풍습과 함께 간직해온 그들의 성품이다. 수천 년 세월동안 전통과 함께 간직해온 그들의 성품이다.
마을은 작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양옆으로 전통 가옥이 곳곳에 놓인 형태로 이뤄져 있다. 마을 중간에는 큰 절과 탑이 세워져 있다. 훼이똠 카렌족은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은 대나무를 엮어 만든 2층 높이 집에 나뭇잎을 얹어 지은 전통 가옥에서 생활한다. 씨족 단위로 작은 마을을 이루기도 하는데 수도와 전기조차 거부하면서 살아가는 부족도 있다.
카렌족은 소수 민족들 중에서도 손재주가 좋은 부족이다. 태국 정부에서도 수년 전부터 이 같은 카렌족의 뛰어난 직물 기술을 보존하기 위해 ‘로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태국 정부는 훼이똠 마을에 ‘러닝 센터’를 세워 전통방식으로 옷감을 만들고,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거나 정부차원에서 구매해 방콕과 치앙마이 등 도시 곳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마을 여성들의 전통 의상은 원피스 형태다. 형태는 단순하지만 옷감 곳곳에 새겨진 화려한 텍스타일이 인상적이다. 미혼 여성들은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얀색 의상만을 입을 수 있고, 기혼 여성들은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주로 검정색, 보라색,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는다. 하얀색 의상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카렌족은 성적으로 가장 보수적이다.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남녀가 함부로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혼 여성들의 하얀색 의상을 입을 수 없고, 아이가 있으면 치마 등에 더 화려한 이미지를 새긴다고 한다. 반면 미혼 여성들의 텍스타일은 단순하다. 보통은 허리 부분에 긴 줄처럼 생긴 장식만을 단다. 율무씨를 이용해 다양한 패턴을 만들기도 하고, 직접 자수를 놓기도 한다.
빠가요 피플 전통 의상의 가장 큰 특징은 앞과 뒤의 문양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빠가요’라는 말처럼 사람의 앞과 뒤고 같아야 하고, 마음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의미다.
훼이똠 마을 러닝 센터에서는 카렌족이 전통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도 카렌족 여성들은 러닝 센터에 모여 옷감을 짜고 있었다. 예전 시골에나 가면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었다. 이 마을에 사는 70여 명의 여성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옷감을 만드는 일은 직접 수확한 목화에서 씨를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직접 만든 도구에 솜과 씨가 섞인 목화를 넣고 돌려 목화 솜만 따로 분리해낸다. 이어 목화 솜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다시 잘게 찢는다. 그 뒤에는 이것을 손으로 비벼서 기다랗게 만든 다음 다시 엄지와 검지로 비벼서 가는 실을 뽑아낸다. 뽑아낸 실은 물레에서 털 뭉치로 만든다. 그리고 전통 베틀을 이용해 옷감을 제조한다.
카렌족에서 우리의 쪽빛을 만날 수 있었다. 카렌족은 붉은색을 제외한 대부분의 옷감을 천연재료로 염색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붉은색 염료를 동물의 피에서 얻었는데 지금은 불교를 믿기 때문에 화학염료로 대신한다고 한다.
쪽빛 염료는 어른 무릎만큼 자라는 ‘크람’이라고 불리는 풀의 씨앗을 사용해서 만든다. 그 씨앗을 물에 3일가량 담가놓으면 검푸른 빛이 감돌게 된다. 이 물을 바바나 줄기를 불에 태워 삶은 물과 희석시킨 뒤 실을 넣어 염색을 하는 것이다. 오렌지색은 ‘캄셋’이라는 나무의 씨앗에서, 검정색은 ‘마크르아’라는 나무에서 얻는다. 이렇게 천연 염색으로 물들인 옷감들은 화약염료로 염색한 옷감과 달리 은은한 멋이 자연스레 풍긴다.
민 양은 “카렌족 여성들은 직조에 대한 자부심이 높기 때문에 7~8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옷감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며 “ 훼이똠 마을 여성들은 러닝센터에서 공동으로 작업하고, 수익의 일정금액을 공동으로 분배한다”고 말했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언어도, 전통복식도 다른 카렌족이 있다. 스스로를 ‘빠가요’라고 부르는 태국 람푼(Lamphum) 리(Li)지역 훼이똠(Huay Tom)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다. ‘빠가요’는 ‘단순하다’ ‘평화로운 사람들’ ‘표리부동하지 않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말처럼 순수함을 지니고 살아가는 부족이다.
카렌족은 태국 북부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민족이다. 이들 대부분은 미얀마 지역에서 살다가 정부에 저항, 태국으로 넘어와 정착했다. 그만큼 아픔의 역사를 지닌 민족이기도 하다.
빠가요 부족의 첫인상은 미소였다. 마을 어디를 가든 환한 미소로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그들의 얼굴에서는 여유가 묻어났다. 전통적으로 빠가요 부족은 온화하고 수줍음이 많다. 큰 소리도 웃지도 않는다. 항상 자신들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지낸다. 수천 년 세월동안 전통 풍습과 함께 간직해온 그들의 성품이다. 수천 년 세월동안 전통과 함께 간직해온 그들의 성품이다.
이 마을 여성들의 전통 의상은 원피스 형태다. 형태는 단순하지만 옷감 곳곳에 새겨진 화려한 텍스타일이 인상적이다. 미혼 여성들은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얀색 의상만을 입을 수 있고, 기혼 여성들은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주로 검정색, 보라색,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는다. 하얀색 의상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카렌족은 성적으로 가장 보수적이다.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남녀가 함부로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혼 여성들의 하얀색 의상을 입을 수 없고, 아이가 있으면 치마 등에 더 화려한 이미지를 새긴다고 한다. 반면 미혼 여성들의 텍스타일은 단순하다. 보통은 허리 부분에 긴 줄처럼 생긴 장식만을 단다. 율무씨를 이용해 다양한 패턴을 만들기도 하고, 직접 자수를 놓기도 한다.
빠가요 피플 전통 의상의 가장 큰 특징은 앞과 뒤의 문양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빠가요’라는 말처럼 사람의 앞과 뒤고 같아야 하고, 마음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의미다.
훼이똠 마을 러닝 센터에서는 카렌족이 전통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도 카렌족 여성들은 러닝 센터에 모여 옷감을 짜고 있었다. 예전 시골에나 가면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었다. 이 마을에 사는 70여 명의 여성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옷감을 만드는 일은 직접 수확한 목화에서 씨를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직접 만든 도구에 솜과 씨가 섞인 목화를 넣고 돌려 목화 솜만 따로 분리해낸다. 이어 목화 솜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다시 잘게 찢는다. 그 뒤에는 이것을 손으로 비벼서 기다랗게 만든 다음 다시 엄지와 검지로 비벼서 가는 실을 뽑아낸다. 뽑아낸 실은 물레에서 털 뭉치로 만든다. 그리고 전통 베틀을 이용해 옷감을 제조한다.
카렌족에서 우리의 쪽빛을 만날 수 있었다. 카렌족은 붉은색을 제외한 대부분의 옷감을 천연재료로 염색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붉은색 염료를 동물의 피에서 얻었는데 지금은 불교를 믿기 때문에 화학염료로 대신한다고 한다.
쪽빛 염료는 어른 무릎만큼 자라는 ‘크람’이라고 불리는 풀의 씨앗을 사용해서 만든다. 그 씨앗을 물에 3일가량 담가놓으면 검푸른 빛이 감돌게 된다. 이 물을 바바나 줄기를 불에 태워 삶은 물과 희석시킨 뒤 실을 넣어 염색을 하는 것이다. 오렌지색은 ‘캄셋’이라는 나무의 씨앗에서, 검정색은 ‘마크르아’라는 나무에서 얻는다. 이렇게 천연 염색으로 물들인 옷감들은 화약염료로 염색한 옷감과 달리 은은한 멋이 자연스레 풍긴다.
민 양은 “카렌족 여성들은 직조에 대한 자부심이 높기 때문에 7~8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옷감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며 “ 훼이똠 마을 여성들은 러닝센터에서 공동으로 작업하고, 수익의 일정금액을 공동으로 분배한다”고 말했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