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人 공동감독의 라운드 테이블
2012년 09월 24일(월) 00:00 가가
김 선 정
오래만에 서울에서 느긋하게 전시회 오프닝에도 가고, 작가들과 저녁 자리도 같이 하게 됐다.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계 지인들과 광주 비엔날레 전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가 공동 감독제를 제안했는지, 6명의 공동 감독제로 일하는 게 어땠는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아마도 이번이 처음 실시하는 공동 감독제여서 전시보다는 전시를 만드는 과정을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작년 4월쯤에 공동 감독제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의견 조절이나 전시를 만드는 과정이 어려울 것 같아서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일본 모리 미술관의 마미 카타오카가 2012년 광주 비엔날레를 함께 준비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서 공동 감독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마미 감독과는 이전에 3∼4회 전시를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2002년 일본에서, 2007년 중국에서 일본 국제 교류재단의 초청 큐레이터로 같이 일을 했었고, 2009년에는 기무사에서 열린 플래폼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도와 주었다.
일본과 중국의 전시는 공동 큐레이팅 방식으로, 필자와 마미 감독, 그리고 다른 큐레이터들이 참여한 전시였다. 다수의 큐레이터가 참여한 전시들은 언제나 의견이 분분하고 하나의 전시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공동 큐레이팅을 하면서 배운 점들도 많아 2012 광주비엔날레의 공동 예술감독을 맡기로 결정했다.
공동 감독들은 작년 5월부터 두달에 한번씩 광주와 서울, 그리고 베니스, 도하, 두바이, 런던 등에서 전시에 관한 회의와 홍보를 진행했다. 한번은 카타르 도하에서 회의를 했는데 카타르 미술관 관장으로 일을 했던 와산 감독이 비자 문제로 다른 나라로 여행을 할 수 없어서였다.
미팅은 언제나 많은 안건과 토론으로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종일 진행됐다. 어느 도시에서 미팅을 하던 시간에 쫒겨 그 도시를 구경하거나 회의실을 나갈 시간을 갖지 못했다. 공동 감독으로 일을 시작하고 10개월간 우리는 공동의 관심을 주제로 전시를 만들기 위해 각기 준비한 주제나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벌였다.
지리적으로 아시아 지역 출신이지만 그동안 얼마나 다른 배경과 역사를 갖고 있었는지를 느끼게 되었고, 이런 ‘다름’을 반영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전시 주제겸 타이틀이 되었다. 서로 다른 견해와 입장들이 만나 변화하는 유기적인 관계를 반영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라운드 테이블’을 선택한 것이다.
‘라운드 테이블’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안건을 상정하여 의견을 나누는 정치 회담을 연상시키거나 음식을 나눠 먹는 전통 밥상인 두리반이 연상된다. 라운드 테이블의 한국어 제목으로 원탁회의나 두리반 등을 생각했고 라운드 테이블과는 의미상에 다른 뜻이 있어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6명의 감독이 같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민주적으로 리더가 없는 구성체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한 사람이 다른 5명을 대표하는 형식이 아니라 되도록 함께 하려 했고 다른 점을 인정하고 다른 방식을 수용하는 방식이다.
전시에서 볼 수 있듯이 한 공간에서 감독들의 작가가 섞여 있는 전시장도 있지만 감독들 중 자기만의 공간을 원한 감독을 그렇게 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열린 방식으로 한 방식을 고집한다기 보다는 다른 방식도 인정하고 받아들인 점이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공동 감독들이 중요하게 공통으로 생각했던 점은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생산의 문제이다. 전시를 위한 새로운 작업의 생산뿐만 아니라 지식의 생산을 같이 하려는 노력이다. 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워크 스테이션이라고 이름 붙여진 컨퍼런스와 이 저널 등을 통해 담론을 강화했다.
작가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새로운 작업의 커미션 과정이 드러나도록 하였고 또한 공동 감독들간에도 민주적인 협의를 통해 수평적 교환을 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지난 7, 8회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외국 감독들인데다 기존의 있는 작업들을 초대하는 전시 방식이었기에 광주에 작가들이 와서 새로운 작업을 하도록 다른 방향의 전시를 생각했던 것이다.
큐레이터가 전시를 만들 때는 언제나 기존에 다른 큐레이터가 했던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통해 다른 전시를 꿈꾸기 때문이다.
〈2012 광주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
마미 감독과는 이전에 3∼4회 전시를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2002년 일본에서, 2007년 중국에서 일본 국제 교류재단의 초청 큐레이터로 같이 일을 했었고, 2009년에는 기무사에서 열린 플래폼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도와 주었다.
일본과 중국의 전시는 공동 큐레이팅 방식으로, 필자와 마미 감독, 그리고 다른 큐레이터들이 참여한 전시였다. 다수의 큐레이터가 참여한 전시들은 언제나 의견이 분분하고 하나의 전시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공동 큐레이팅을 하면서 배운 점들도 많아 2012 광주비엔날레의 공동 예술감독을 맡기로 결정했다.
지리적으로 아시아 지역 출신이지만 그동안 얼마나 다른 배경과 역사를 갖고 있었는지를 느끼게 되었고, 이런 ‘다름’을 반영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전시 주제겸 타이틀이 되었다. 서로 다른 견해와 입장들이 만나 변화하는 유기적인 관계를 반영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라운드 테이블’을 선택한 것이다.
‘라운드 테이블’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안건을 상정하여 의견을 나누는 정치 회담을 연상시키거나 음식을 나눠 먹는 전통 밥상인 두리반이 연상된다. 라운드 테이블의 한국어 제목으로 원탁회의나 두리반 등을 생각했고 라운드 테이블과는 의미상에 다른 뜻이 있어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6명의 감독이 같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민주적으로 리더가 없는 구성체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한 사람이 다른 5명을 대표하는 형식이 아니라 되도록 함께 하려 했고 다른 점을 인정하고 다른 방식을 수용하는 방식이다.
전시에서 볼 수 있듯이 한 공간에서 감독들의 작가가 섞여 있는 전시장도 있지만 감독들 중 자기만의 공간을 원한 감독을 그렇게 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열린 방식으로 한 방식을 고집한다기 보다는 다른 방식도 인정하고 받아들인 점이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공동 감독들이 중요하게 공통으로 생각했던 점은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생산의 문제이다. 전시를 위한 새로운 작업의 생산뿐만 아니라 지식의 생산을 같이 하려는 노력이다. 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워크 스테이션이라고 이름 붙여진 컨퍼런스와 이 저널 등을 통해 담론을 강화했다.
작가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새로운 작업의 커미션 과정이 드러나도록 하였고 또한 공동 감독들간에도 민주적인 협의를 통해 수평적 교환을 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지난 7, 8회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외국 감독들인데다 기존의 있는 작업들을 초대하는 전시 방식이었기에 광주에 작가들이 와서 새로운 작업을 하도록 다른 방향의 전시를 생각했던 것이다.
큐레이터가 전시를 만들 때는 언제나 기존에 다른 큐레이터가 했던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통해 다른 전시를 꿈꾸기 때문이다.
〈2012 광주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