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개발원의 역할
2012년 03월 26일(월) 00:00 가가
아시아문화개발원이 개원한 지 거의 석달이 되었다. 아시아문화개발원은 비록 작게 출발했지만 그 의미에 있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 건립과 더불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양대 축을 이룬다.
아시아문화개발원은 아시아적 가치를 담은 문화예술산업 관련 콘텐츠의 기획, 연구개발, 제작 유통 활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당 개관 준비 업무에 주력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예술 기관의 내부가 선진적 수준으로 잘 디자인된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글로벌 시대를 겨냥한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적합한 조건과 창의적 문화 행정이나 경영 방식을 구현하려는 진실된 노력도 만나기 쉽지 않다.
문화예술과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취하려면 연구, 조사, 전략, 기획, 제작, 유통이 하나의 총괄 시스템 안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유연 조직을 필요로 한다. 이런 유연성을 위해 전당과 아시아문화개발원은 광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외국의 전문 인력들이 매일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아시아의 대표 문화기관이 되어야 한다.
전당이 퐁피두센터, 루브르나 대영박물관 같은 명성을 만들어내기는 정말 어렵다. 당장 채워 넣을 유형의 콘텐츠가 부족하고, 무형의 자산 가치도 기대하기 어려운 곳에서 선택은 한가지 밖에 없다.
바로 사람이다! 아시아 문화개발을 위해 국내, 해외에서 능력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고, 그들이 콘텐츠를 채우고, 그런 것들이 쌓여 아우라를 형성해야 한다.
과연 사람을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 다행히 이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나라는 그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기술적 노하우를 갖고 있다. 45년 전에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이 ‘신동아’(1967)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은 비빔밥과 굿의 문화가 있어 장차 미디어의 강국이 될 것”이라 예언한 대로 우리는 지금 IT산업의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융합 네트워크 기술과 그 상용화에서 만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21세기를 열면서 사람들에게 던져진 첫 번째 화두는 융합이다. 지금 융합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문화 현상이 되었다. 특히 인문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은 풀기 어렵지만 활발한 논의 대상이다.
융합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히 방송과 통신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휴대폰이나 네비게이션 등으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을 즐긴지 오래된 얘기고, 인터넷 텔레비전(IPTV)은 오는 4월이면 가입자가 5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의 작업 공간인 스튜디오와 랩을 통해 예술가, 공연자의 창작이 이뤄지면 작품들은 소통과 유통을 통해 충분한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특히 전당에 모인 사람들이 예술을 논하고, 그것을 콘텐츠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스민 혁명이 SNS라는 네트워크 기술의 힘을 이용했듯이, 전당이 시대의 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인문학자, 예술가, 과학자들 사이에 기술적 장치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IPTV, 스마트TV, OTT 등의 ‘원격 소통 기술’이 활용된 전당은 광주와 베이징, 도쿄의 인문학자간 화상 토론을 활성화하고, 뉴욕과 파리를 연결하는 동시간대 네트워크 퍼포먼스를 진행하게 된다. 또 SNS를 통해 전파된 세계 각국의 상황이 전시관이나 라이브러리에 영상으로 직접 제공될 수도 있다.
이런 멋진 전당을 진정 바란다면, 전당 조직이 행정 권력 위주로 작동하지 말아야 하고, 중상급의 국내외 전문 코디네이터 그룹이 상호 조율하며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연성 조직으로 나가야 한다. 행정과 전문가를 연결하는 유연한 운영을 위해 조직의 법인화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예술감독, 전시감독의 주관적 취향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고루한 시스템으로 판명된 기존의 비엔날레 방식에서 벗어나 코디네이터들의 다양한 관점들, 신선한 감각들이 교차 융합하여 멋진 ‘패치워크’를 만들어 내는 쌍방향의 대화형 프로젝트로 진화해 가야한다.
콘텐츠는 당연히 중요하나 그것을 생산하는 방식의 물음, 즉 새로운 생산의 모델을 창안하는 일이 새 시대에 부응하는 전당의 참된 선택이어야 할 것이다. 그 기로에 아시아문화개발원이 있다.
〈이영철 아시아문화개발원장〉
아시아문화개발원은 아시아적 가치를 담은 문화예술산업 관련 콘텐츠의 기획, 연구개발, 제작 유통 활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당 개관 준비 업무에 주력하게 된다.
문화예술과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취하려면 연구, 조사, 전략, 기획, 제작, 유통이 하나의 총괄 시스템 안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유연 조직을 필요로 한다. 이런 유연성을 위해 전당과 아시아문화개발원은 광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외국의 전문 인력들이 매일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아시아의 대표 문화기관이 되어야 한다.
전당이 퐁피두센터, 루브르나 대영박물관 같은 명성을 만들어내기는 정말 어렵다. 당장 채워 넣을 유형의 콘텐츠가 부족하고, 무형의 자산 가치도 기대하기 어려운 곳에서 선택은 한가지 밖에 없다.
과연 사람을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 다행히 이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나라는 그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기술적 노하우를 갖고 있다. 45년 전에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이 ‘신동아’(1967)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은 비빔밥과 굿의 문화가 있어 장차 미디어의 강국이 될 것”이라 예언한 대로 우리는 지금 IT산업의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융합 네트워크 기술과 그 상용화에서 만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융합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히 방송과 통신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휴대폰이나 네비게이션 등으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을 즐긴지 오래된 얘기고, 인터넷 텔레비전(IPTV)은 오는 4월이면 가입자가 5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의 작업 공간인 스튜디오와 랩을 통해 예술가, 공연자의 창작이 이뤄지면 작품들은 소통과 유통을 통해 충분한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특히 전당에 모인 사람들이 예술을 논하고, 그것을 콘텐츠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스민 혁명이 SNS라는 네트워크 기술의 힘을 이용했듯이, 전당이 시대의 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인문학자, 예술가, 과학자들 사이에 기술적 장치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IPTV, 스마트TV, OTT 등의 ‘원격 소통 기술’이 활용된 전당은 광주와 베이징, 도쿄의 인문학자간 화상 토론을 활성화하고, 뉴욕과 파리를 연결하는 동시간대 네트워크 퍼포먼스를 진행하게 된다. 또 SNS를 통해 전파된 세계 각국의 상황이 전시관이나 라이브러리에 영상으로 직접 제공될 수도 있다.
이런 멋진 전당을 진정 바란다면, 전당 조직이 행정 권력 위주로 작동하지 말아야 하고, 중상급의 국내외 전문 코디네이터 그룹이 상호 조율하며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연성 조직으로 나가야 한다. 행정과 전문가를 연결하는 유연한 운영을 위해 조직의 법인화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예술감독, 전시감독의 주관적 취향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고루한 시스템으로 판명된 기존의 비엔날레 방식에서 벗어나 코디네이터들의 다양한 관점들, 신선한 감각들이 교차 융합하여 멋진 ‘패치워크’를 만들어 내는 쌍방향의 대화형 프로젝트로 진화해 가야한다.
콘텐츠는 당연히 중요하나 그것을 생산하는 방식의 물음, 즉 새로운 생산의 모델을 창안하는 일이 새 시대에 부응하는 전당의 참된 선택이어야 할 것이다. 그 기로에 아시아문화개발원이 있다.
〈이영철 아시아문화개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