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다. 시대가 변하여 여자도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한 발 더 나아가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현상이다.

하지만, 집안일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아기도 여자가 낳고 밖에 나가 돈도 벌어야 하고 집에서는 또 일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어린이 양육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놀이방 등 어린아이들을 돌보아주는 곳이 많이 있지만, 아직도 시댁이나 친정에서 아이들의 양육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옛날에는 딸이 결혼을 하여 힘들게 살면 딸 낳은 게 죄라고 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딸을 낳아 가르친 게 죄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가르치지 않았더라면 맞벌이한다고 하지 않았을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밖에서 일을 하고 돌아온 어떤 엄마는 어질어진 집안 꼴을 보고는 발을 뻗은 채 펑펑 울었다고 한다. 주부에게도 가끔은 주부가 필요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맞벌이 부부의 필수 조건은 집안일 분담이다. 맞벌이 남편이 집안일을 할 때 아내 일을 도와준다는 표현을 하지만 “도와 준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마땅히 내가 할 일이다, 내 몫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맞벌이 아내의 가장 큰 불만은 집안일도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불만이 쌓이게 되면 부부간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어떤 맞벌이 주부는 모든 집안일까지 도맡다 보니 남편이 양심 없게 보이기 시작하더란다. 결국은 이혼이라는 파국을 맞았는데 그 근원이 집안일이 된 셈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사는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당연히 해야 할 자기 몫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돈 버는 것은 남자가 할 일이고 여자는 아기 낳아 잘 기르고 집안 살림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여자가 돈을 번다고 바깥일을 하면 팔자가 세다는 말까지 있었다. 맞벌이가 당연시되고 있는 지금은 가사도 당연히 분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집안일을 같이하는 부부가 금슬도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까운 선배가 있다. 그 선배도 맞벌이인데 남편은 날마다 술 먹고 잔소리하는 다혈질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선배는 남편을 아침마다 출근을 시켜주는데 운전도 못하면서 곁에서 잔소리만 해대니 정말 미워지더란다.

계속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커지자 어느 날 반성을 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타인을 위해 봉사와 희생을 하며 살던데 나는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자”라고 말이다. 그때부터는 본인의 마음이 편해지고 남편에 대한 미움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실 말이지만 가족처럼 가깝고 소중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 아내, 내 남편 내가 챙겨야지 누가 챙기겠는가. 옆집 남자, 옆집 여자가 챙길 리는 없을 것이다.

부부로 살다 보면 “사랑한다” “고생시켜 미안하다” 이런 말 한마디에 감동한다. 자주 표현하라. 세금 내는 것도 아닌데 인색할 일이 아니다.

톨스토이는 “세상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가족도 사랑하고 직장의 모든 분들도 사랑하고 만나는 사람 모두를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면 인생이 즐겁다”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순간에 제일 소중한 사람은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이다. 집에서는 가족이 가장 소중하지만, 직장에 나가면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라고 했다.

최근 “직장에서 회식을 하면 과거에는 여자가 으레 술잔 채워주기를 기다리는데 요즘은 상사가 또 남자직원이 여직원의 술잔을 채워주고, 야외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남성들이 밥상을 차리겠다고 나서니 정말 세상 많이 변했다”고들 한다. 술잔을 채워주고, 밥상을 차리는 남성은 정말 ‘멋진 남자’로 각인된다. 여자는 작은 것에 감동하는 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루에서, 훤한 낮 시간 동안 보고 있는 동료들은 얼마나 소중한가. 항상 즐겁게, 배려하는 분위기라면 살맛나는 직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예쁜 입으로 항상 예쁜 말만 하겠다는 생각이 실천된다면, 또 질책보다는 칭찬의 말이 좋은 분위기 조성에 크게 한 몫 할 것이다. 이렇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마음에 새겨진다면, 가정과 직장 생활의 성공이 아닐까.

/고영을 고구려대학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