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이 심각한 기상이변으로 신음하고 있다. 여름엔 북미에 살인적인 더위, 중국은 대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고 겨울엔 유럽의 폭설로 공항기능이 마비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큰 이변이라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여름은 기록적인 무더위, 집중호우로 인한 잦은 홍수가 일어나고, 겨울은 전에 없는 한파와 폭설로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굳이 기상이변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인간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심각한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개발지상주의로 인한 생태 환경의 파괴, 도시화로 인한 주거 및 생활환경의 오염 등 이제 이 지구 전체가 인간이 살수 없는 땅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지구라는 하나의 운명 공동체에서 살고 있으며 환경문제는 한 지역이나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 전체의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정상들이 모여 ‘지구를 건강하게, 미래를 풍요롭게’라는 내용을 핵심으로 환경과 개발을 조화시키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자는 협력 방안인 ‘리우 선언’을 내놓았다. 그리고 십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얼마나 변화하였는가? 우리의 의식은 얼마나 변화하였는가?

세계적인 환경수도로 불리는 독일의 도시 ‘프라이부르크’을 통해 환경문제의 해법을 찾아보자. 그들의 환경정책은 에너지, 교통, 쓰레기 부분에서 커다란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다.

첫째, ‘에너지 절감 정책’은 태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절약 건축물 보급, 절전유도 전력요금제도 도입 등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교통 정책’은 도심에 자전거 도로망과 대중 교통망을 확대하고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것이다. 도심 상가는 상품 반입을 제외하고는 자동차 진입을 금지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셋째, ‘쓰레기 정책’은 ‘쓰레기 제로작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규격화된 재활용병 사용, 페트병 사용금지, 공공행사에서 일회용품 사용금지 및 상품 포장을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실시하였다. 단순히 쓰레기 줄이기보다는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생산소비구조를 구축하고, 쓰레기는 기계·생물분해방식을 도입하여 처리하는 등 다이옥신을 발생하는 소각처리 문제에서 완전히 탈피하였다.

독일의 도시 ‘프라이부르크’가 세계적인 환경수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좋은 정책의 결과만은 아니다. 또한 그러한 정책은 단기간 계획될 수도 실행될 수도 없다. 시 당국과 시민 그리고 환경 단체들이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끊임없이 환경문제에 대해 대안을 찾고 실천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속에서 시민들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을 지지하고, 시 당국은 환경최우선 정책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지금, 우리는 어메니티(amenity)를 지향하는 녹색도시 광주의 미래를 꿈꿔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현재의 환경은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어서 우리는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광주를 물려 줄 의무가 있다. 환경을 소홀히 하여 잃게 되는 것은 객체로서의 환경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미래임을 깨달아야 한다.

환경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이는 우리 스스로와 후손의 미래를 지켜나가는 길이며 또한 물질 위주의 문명을 생명 위주의 문명으로 돌릴 수 있는 생명의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정애 전남대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