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다짐, 민주적 행태 익히기
2011년 01월 03일(월) 00:00 가가
1년 365일 어느 하루인들 동쪽에서 해가 떠서 서쪽으로 지지 않는 날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12월 31일 자정을 기준으로 해를 바꾸며 살아간다. 그래서 1월 1일은 1년 중에 아주 특별한 날이다. 새날이다.
새해 새날을 맞아 사람들은 새해의 소망을 설계하고 삶의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는 다짐도 한다. 인간의 삶 가운데 지난 일을 반성해 보고 새로운 설계를 다듬어 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성현의 가르침대로 일일삼성(一日三省)을 생활화한다면 정말 좋을 일이겠으나 쉽지 않다. 그러기에 새해 초의 설계와 다짐이 누구에게나 중요할 듯하다.
새해를 맞으며 평화와 민주주의라는 두 단어가 머리를 맴돈다. 여느 해의 개인적 소망을 젖히고 공동선이랄까 하는 그런 소망이 앞서는 것이다. 그동안 잘 지켜왔다는 자랑스러움과 뒷걸음을 친다는 안타까움과 더 잘 키워야 하겠다는 간절함이 뒤섞인 야릇한 마음이다. 이처럼 공동선에 빗대다 보면 아쉽고 잘못된 것을 세상 탓으로 돌려버리기 쉽다. 그래서 평화와 민주주의를 소망한다면 스스로 힘써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 잡아 다짐을 해본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이라고 하는데, 내 주장에 앞서서 상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 자기 주장만 던져 놓고 상대의 말은 들을 생각도 않는 행태들을 답답해 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이 그렇지는 않은지, 각별히 조심하기로 하자.
대화는 언어로 한다. 우리 사회는 민주와 독재, 제도권과 재야의 대립구도가 오래 지속되는 동안, 각각 즐겨 쓰는 용어가 따로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말이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기도 하였다. 그 해독이 쉽게 가시지 않아서, 그 말에 담긴 현실의 실질적 의미를 따져보기 전에 그 용어만으로 화들짝 놀라 반대를 하는 경우를 지금도 많이 본다.
세상은 변해서 다양한 양상을 띠어 가는데 이를 표현하는 용어는 오로지 두 개에 머물러 있다 보니, 두 용어의 스펙트럼이 겹치다 보면 실질의 내용은 서로 상대편에 속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예컨대, 학교 평준화와 특성화를 둘러싼 논쟁과 같은 데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나라고 이로부터 자유로울 것인가? 신중해야 할 일이다.
사실이 자기가 생각했던 바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그 사실이 자기에게 불리하면, 무시하거나 부인하는 행태가 아직도 많다. 특히 추상적인 이념에 사로잡혀 이에 배치되는 사실을 억지로 외면해버리기도 한다. 이는 거짓이다. 사실에 맞추어 생각을 바꾸거나, 아직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사실만은 인정해야 옳을 일이다.
거짓이 횡행하면 민주주의는 어렵다. 하물며 민주사회를 만들자고 앞장선 사람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면 암담해 진다. 민주주의조차 자기 과시를 위한 수단이란 말인가? 그런데 의외로 이런 행태에 쉽게 빠진다. 그래서 나만은 아니라고 자신하기 어렵다. 스스로 경계하고 또 경계하기로 하자.
많은 사람이 정치를 더럽다고 한다. 선거를 통해서 뽑아 놓고도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른바 정치인을 욕한다. 정치를 하려면, 다시 말해서, 선거를 치르려면, 거짓말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돈도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 돈이 없고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포부가 있어도 감히 정치에 나설 엄두를 못 낸다.
그래서 찍을 후보가 없다고들 한탄하기도 한다. 악순환이다. 지역구도에 의존하는 정당에서 유권자들의 마음과는 동떨어진 후보를 내놓고 괴롭히는 것도 정치를 혐오하게 하는 큰 요인이다. 누가 어떻게 선순환으로 바꿀 것인가?
유권자만이 바꿀 수 있다. 주인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정치인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자기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닐 수 없다. 후보 중에 조금이라도 깨끗할 듯싶은 후보를 가려 뽑는 노력, 일 잘할 사람을 애써 찾아 키우는 노력, 지역구도에 의존하는 정당일수록 민심을 존중하게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만, 민주정치가 제대로 될 것임은 정한 이치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인품과 능력과 비전을 갖추고 열정이 있는 후보들이 힘이 들더라도 많이 나서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노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처럼 유권자와 후보가 손뼉을 마주쳐야 상승효과가 날 것이다. 남 탓하지 말고 나부터 노력하기로 하자.
2011년, 이 땅에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고, 평화가 튼튼히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고현석 전 곡성군수
새해 새날을 맞아 사람들은 새해의 소망을 설계하고 삶의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는 다짐도 한다. 인간의 삶 가운데 지난 일을 반성해 보고 새로운 설계를 다듬어 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성현의 가르침대로 일일삼성(一日三省)을 생활화한다면 정말 좋을 일이겠으나 쉽지 않다. 그러기에 새해 초의 설계와 다짐이 누구에게나 중요할 듯하다.
대화는 언어로 한다. 우리 사회는 민주와 독재, 제도권과 재야의 대립구도가 오래 지속되는 동안, 각각 즐겨 쓰는 용어가 따로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말이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기도 하였다. 그 해독이 쉽게 가시지 않아서, 그 말에 담긴 현실의 실질적 의미를 따져보기 전에 그 용어만으로 화들짝 놀라 반대를 하는 경우를 지금도 많이 본다.
사실이 자기가 생각했던 바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그 사실이 자기에게 불리하면, 무시하거나 부인하는 행태가 아직도 많다. 특히 추상적인 이념에 사로잡혀 이에 배치되는 사실을 억지로 외면해버리기도 한다. 이는 거짓이다. 사실에 맞추어 생각을 바꾸거나, 아직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사실만은 인정해야 옳을 일이다.
거짓이 횡행하면 민주주의는 어렵다. 하물며 민주사회를 만들자고 앞장선 사람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면 암담해 진다. 민주주의조차 자기 과시를 위한 수단이란 말인가? 그런데 의외로 이런 행태에 쉽게 빠진다. 그래서 나만은 아니라고 자신하기 어렵다. 스스로 경계하고 또 경계하기로 하자.
많은 사람이 정치를 더럽다고 한다. 선거를 통해서 뽑아 놓고도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른바 정치인을 욕한다. 정치를 하려면, 다시 말해서, 선거를 치르려면, 거짓말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돈도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 돈이 없고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포부가 있어도 감히 정치에 나설 엄두를 못 낸다.
그래서 찍을 후보가 없다고들 한탄하기도 한다. 악순환이다. 지역구도에 의존하는 정당에서 유권자들의 마음과는 동떨어진 후보를 내놓고 괴롭히는 것도 정치를 혐오하게 하는 큰 요인이다. 누가 어떻게 선순환으로 바꿀 것인가?
유권자만이 바꿀 수 있다. 주인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정치인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자기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닐 수 없다. 후보 중에 조금이라도 깨끗할 듯싶은 후보를 가려 뽑는 노력, 일 잘할 사람을 애써 찾아 키우는 노력, 지역구도에 의존하는 정당일수록 민심을 존중하게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만, 민주정치가 제대로 될 것임은 정한 이치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인품과 능력과 비전을 갖추고 열정이 있는 후보들이 힘이 들더라도 많이 나서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노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처럼 유권자와 후보가 손뼉을 마주쳐야 상승효과가 날 것이다. 남 탓하지 말고 나부터 노력하기로 하자.
2011년, 이 땅에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고, 평화가 튼튼히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고현석 전 곡성군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