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병들게 하는 국민의식
2010년 11월 15일(월) 00:00 가가
인간의 행복추구 방편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육체의 만족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유형이고, 둘째는 정신적인 만족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는 유형이며, 세 번째 단계는 영의 만족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오직 육체의 만족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시 한편이나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정서적 쾌감을 느끼며 행복해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직 주된 관심을 동물적 ‘생존’과 ‘소유’에 두고 살아갈 뿐이다.
제 영역에서 정신적 만족을 추구해왔던 순수했던 정신적 가치 추구의 삶도 이미 물질 지상주의로 오염되고 있다. 물질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가치관이 화석처럼 굳어져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물질 축적은 대다수 국민의 삶의 목적이며, 모든 가치판단의 척도가 되어버렸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도, 교육도, 부의 축적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본래 우리나라는 이웃과 서로 돕고, 정을 나누며 이웃의 소중함을 알았던 정으로서 유지되는 사회였다. 식사 때가 되면 담장너머로 뜨거운 팥죽그릇이 오가고, 밤새 사랑방에 모여 웃음꽃을 피우며 정을 나누었던 사회, 모내기할 때 지나가는 길손을 불러 새참을 함께했던 여유가 넘쳤던 공동체였다.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옆집에서 과일이라도 가져오면 고맙게 받기보다는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며 별로 반가와 하지 않는 세상, 한밤중에 골목에서 비명이 들려도 아무도 나와 보지 않는 세상, 아파트 옆집에 독거노인이 사망한 지 몇 달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삭막한 사회로 만든 주범은 배금주의 사상이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경쟁의식이 모두를 이웃이나 동료가 아니라 경쟁자로 만들게 했다. 물론 비전을 갖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에 있어서 성장과 부흥을 가져오는 중요한 요소이다.
문제는 지나친 이기주의와 특권의식을 갖게 하는 권위주의의 편승으로 인해 아름다운 비전이 아니라 탐욕적인 욕망으로 변질된 자기중심적 성공 패러다임으로 인하여 사회의 정서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는 데 있다.
배금주의 풍조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해악을 끼쳐왔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소중한 우리의 교육현장은 인성교육과 감성교육이 외면당하는 기형적인 괴물이 되어 버렸다. 학교 교육현장은 어떤 힘들에 의해 인간성 회복을 위한 인성교육이나, 정서적 삶의 질을 높이는 감성교육보다는 확실하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직업을 갖게 하는 현실적이며 실리적인 교육중심으로 교육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입시에 영향을 주는 교과목이 아닌 감성교육이나 인성교육을 위한 교과목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최근 모 고등학교 방과 후 수업현황에서 확인된 사실은 400명 재학생 중에서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20여명 정도였다. 380명은 미술과목이 자신들의 삶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룹인 것이다.
학부모나 위정자들은 21세기는 창의성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창의교육 실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교육정책을 펼친다 하나 그 결과는 구호를 위한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뿌리는 썩어있는데 잎만 무성해지기를 바라며 비료주기에 급급하고 탐스러운 열매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학부모들은 안정적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직업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자식들에게 하나같이 일류대학에 입학을 강요한다. 이런 욕망에 빠져있는 학부모들의 무서운 마력에 교육제도는 발목이 잡혀있다. 일류대학 진학에 방해되는 교과목이나 교육제도는 발붙인 여지가 없다. 기형적인 교육은 기형적인 인물을 만들어 낸다. 개성과 창의성이 부족한 수동적이며 독선적인 인간, 국제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반쪽인간들을 양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나라의 비전 있는 미래를 희망하며 좀더 멀리, 보다 넓은 시각으로 우리 국민의식구조에 대해 심각하게 분석하여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나아가 이제는 온 국민이 그 폐해를 인식하고, 건강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는 선진 시민들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과감하게 국민의식 개혁운동을 펼쳐야 하지 않겠는가.
〈박상호 조선대 미대 교수〉
오직 육체의 만족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시 한편이나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정서적 쾌감을 느끼며 행복해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직 주된 관심을 동물적 ‘생존’과 ‘소유’에 두고 살아갈 뿐이다.
본래 우리나라는 이웃과 서로 돕고, 정을 나누며 이웃의 소중함을 알았던 정으로서 유지되는 사회였다. 식사 때가 되면 담장너머로 뜨거운 팥죽그릇이 오가고, 밤새 사랑방에 모여 웃음꽃을 피우며 정을 나누었던 사회, 모내기할 때 지나가는 길손을 불러 새참을 함께했던 여유가 넘쳤던 공동체였다.
문제는 지나친 이기주의와 특권의식을 갖게 하는 권위주의의 편승으로 인해 아름다운 비전이 아니라 탐욕적인 욕망으로 변질된 자기중심적 성공 패러다임으로 인하여 사회의 정서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는 데 있다.
배금주의 풍조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해악을 끼쳐왔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소중한 우리의 교육현장은 인성교육과 감성교육이 외면당하는 기형적인 괴물이 되어 버렸다. 학교 교육현장은 어떤 힘들에 의해 인간성 회복을 위한 인성교육이나, 정서적 삶의 질을 높이는 감성교육보다는 확실하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직업을 갖게 하는 현실적이며 실리적인 교육중심으로 교육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입시에 영향을 주는 교과목이 아닌 감성교육이나 인성교육을 위한 교과목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최근 모 고등학교 방과 후 수업현황에서 확인된 사실은 400명 재학생 중에서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20여명 정도였다. 380명은 미술과목이 자신들의 삶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룹인 것이다.
학부모나 위정자들은 21세기는 창의성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창의교육 실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교육정책을 펼친다 하나 그 결과는 구호를 위한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뿌리는 썩어있는데 잎만 무성해지기를 바라며 비료주기에 급급하고 탐스러운 열매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학부모들은 안정적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직업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자식들에게 하나같이 일류대학에 입학을 강요한다. 이런 욕망에 빠져있는 학부모들의 무서운 마력에 교육제도는 발목이 잡혀있다. 일류대학 진학에 방해되는 교과목이나 교육제도는 발붙인 여지가 없다. 기형적인 교육은 기형적인 인물을 만들어 낸다. 개성과 창의성이 부족한 수동적이며 독선적인 인간, 국제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반쪽인간들을 양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나라의 비전 있는 미래를 희망하며 좀더 멀리, 보다 넓은 시각으로 우리 국민의식구조에 대해 심각하게 분석하여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나아가 이제는 온 국민이 그 폐해를 인식하고, 건강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는 선진 시민들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과감하게 국민의식 개혁운동을 펼쳐야 하지 않겠는가.
〈박상호 조선대 미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