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신드롬
2010년 03월 01일(월) 00:00 가가
김연아는 예쁘다. 얼굴도 몸매도 말솜씨도 예쁘다. 그녀가 얼음판 위에서 마음껏 몸을 돌려서 온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승리하는 모습도 예쁘고, 승리한 뒤에 두 손을 모아서 총 쏘는 시늉으로 세레모니를 하는 것도 예쁘다. 그녀가 경기를 마친 뒤에 입을 가리면서 눈물을 지어도 예쁘고 어깨를 크게 펼치면서 밝고 환하게 웃어도 너무 예쁘다.
예쁜 그녀는 이제 우리의 화두가 되고 자랑이 되었다. 그녀는 드디어 우리의 자부심을 넘어서 국격(國格)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바다 건너 아무 데나 가서도 ‘김연아’ 그 이름으로 우리나라를 선전해도 되리라. “너희 나라에도 김연아와 같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며 으스대도 되리라. 그 어디를 가거나 노래부르듯이 김연아의 이야기에 빠지고 취해도 되리라. 다시 말하여 그녀는 우리의 기쁨이므로.
이렇게 아름다운 김연아가 있기에 우리는 지금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밴쿠버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본다. 그 중에서도 김연아가 나오는 피겨대회라면 너도나도 지나치지 않고 TV화면을 눈이 빠지도록 보고 또 본다. 마치 제 자신이 피겨대회에 나간 듯이 가슴을 죄면서. ‘그녀가 혹시라도 엉덩방아를 찧으면 어쩌지?’ 하는 노파심으로. 그리고 나서 이 아가씨가 금메달을 움켜쥐는 순간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손뼉을 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던가. 오오, 시상대 위에 선 그녀의 빛나는 모습을 보았는가. 우리의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올라가고 그녀가 손가락으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보았는가. 그곳의 아이스링크가 떠나갈 듯한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를 들었는가.
이럴 때 우리는 김연아의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야 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취해 버리자. 식탁 앞에서건 커피숍에서건 술자리에서건 거듭하여 그녀를 말하고, 동시에 그녀와 함께 금메달을 딴 우리의 젊은 영웅들에 대해서 아무리 말해도 질리지 않을 터. 요즘 우리에게 그들보다 더 자랑스러운 사람들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분명히 말하여 이런 시기에는 김연아를 말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보아라, 저 야무지고 튼튼하고 늘씬한 우리의 은반의 여왕을. 그리고 그녀의 화려한 승리의 월계관을. 또한 그녀의 땀과 진한 눈물을. 이럴 때 감히 그 누가 그녀의 이름만 듣고도 어찌 감히 감동하지 않을 것인가.
정말이지 김연아 그녀는 이제 우리의 희망이다. 너무 오래 때 절고 찌든 세상이라는 먹구름의 틈으로 비치는 눈부신 햇살이다. 타락한 지역이기주의도 낯두꺼운 정치꾼들도 모두 비켜라. 어떠든지 우리의 마음에 그늘을 드리우는 것들은 사라져라. 그것이 우리를 짜증나게 하고 우울하게 하는 것이라면 흔적도 없이 흩어져라. 오늘 우리는 비록 살기에는 힘들어도 절대로 외롭거나 슬프지 않다. 우리에게는 김연아가 있다. 찬란한 꿈으로, 짜릿한 승리의 기쁨으로 우리의 기를 살리는 그녀가 있다. 하얀 얼음판 위에 핀 곱디고운 한 송이의 꽃으로.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것을 제쳐놓고 밴쿠버의 영웅들의 이야기만 하자. 우리의 식탁에는 절대로 무책임하고 교활한 사람들이라든지 거짓사람들의 이야기는 올려놓지 말자. 여기저기 들쑤시며 혼란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악의적으로 선동하고 편 가르기를 일삼는 무리들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자.
따라서 이제 우리는 우리의 대화 속에 김연아만 오게 하자. 그리고 이상화와 모태범과 이승훈, 이정수 등등…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주렁주렁 금메달을 목에 건 우리의 자랑스러운 젊은 영웅들만 오게 하자. 그들이 나란히 와서 우리를 즐겁게 하고 감격스럽게 하도록 하자. 정말 우리는 어둔 생각의 외투를 벗고 다 함께 웃는 얼굴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국격을 높이며 우리의 자존심을 키워 준 그들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자. 저 얼음판 위에서 여유작작 춤을 추는 김연아, 그리고 그녀와 함께 밴쿠버에 간 우리 선수들을.
아무리 보아도 김연아는 예쁘다. 그녀가 피겨의 여왕이어서 예쁘고 CF에 많이 나와서 예쁘고 날마다 언론에 대서특필되어서 예쁘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가 세상을 다 덮다시피 하여 더욱 예쁘다. 이제 그녀라면 세 살 먹은 아이도 다 안다. 심지어는 그녀의 어린 날의 성장과정이라든지 가족관계까지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이미 세상은 그녀에 대하여 알 만한 것은 다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보면 그녀는 짧은 시간 안에 배용준·이병헌과 조수미, 장한나, 박세리, 박찬호, 양용은, 신지애 등등 큰 별들의 한가운데 섰다. 마치 깃발을 들고 진군하는 잔다르크처럼 감격적으로. 그 결과로 김연아 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그녀처럼 웃고 말하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의 물결이.
그래, 우리 모두 그 아름다운 김연아의 신드롬에 흠뻑 빠져 허우적거려 보자. 만세, 우리의 여왕, 김연아 만세!
/양성우 시인·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
이렇게 아름다운 김연아가 있기에 우리는 지금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밴쿠버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본다. 그 중에서도 김연아가 나오는 피겨대회라면 너도나도 지나치지 않고 TV화면을 눈이 빠지도록 보고 또 본다. 마치 제 자신이 피겨대회에 나간 듯이 가슴을 죄면서. ‘그녀가 혹시라도 엉덩방아를 찧으면 어쩌지?’ 하는 노파심으로. 그리고 나서 이 아가씨가 금메달을 움켜쥐는 순간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손뼉을 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던가. 오오, 시상대 위에 선 그녀의 빛나는 모습을 보았는가. 우리의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올라가고 그녀가 손가락으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보았는가. 그곳의 아이스링크가 떠나갈 듯한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를 들었는가.
정말이지 김연아 그녀는 이제 우리의 희망이다. 너무 오래 때 절고 찌든 세상이라는 먹구름의 틈으로 비치는 눈부신 햇살이다. 타락한 지역이기주의도 낯두꺼운 정치꾼들도 모두 비켜라. 어떠든지 우리의 마음에 그늘을 드리우는 것들은 사라져라. 그것이 우리를 짜증나게 하고 우울하게 하는 것이라면 흔적도 없이 흩어져라. 오늘 우리는 비록 살기에는 힘들어도 절대로 외롭거나 슬프지 않다. 우리에게는 김연아가 있다. 찬란한 꿈으로, 짜릿한 승리의 기쁨으로 우리의 기를 살리는 그녀가 있다. 하얀 얼음판 위에 핀 곱디고운 한 송이의 꽃으로.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것을 제쳐놓고 밴쿠버의 영웅들의 이야기만 하자. 우리의 식탁에는 절대로 무책임하고 교활한 사람들이라든지 거짓사람들의 이야기는 올려놓지 말자. 여기저기 들쑤시며 혼란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악의적으로 선동하고 편 가르기를 일삼는 무리들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자.
따라서 이제 우리는 우리의 대화 속에 김연아만 오게 하자. 그리고 이상화와 모태범과 이승훈, 이정수 등등…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주렁주렁 금메달을 목에 건 우리의 자랑스러운 젊은 영웅들만 오게 하자. 그들이 나란히 와서 우리를 즐겁게 하고 감격스럽게 하도록 하자. 정말 우리는 어둔 생각의 외투를 벗고 다 함께 웃는 얼굴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국격을 높이며 우리의 자존심을 키워 준 그들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자. 저 얼음판 위에서 여유작작 춤을 추는 김연아, 그리고 그녀와 함께 밴쿠버에 간 우리 선수들을.
아무리 보아도 김연아는 예쁘다. 그녀가 피겨의 여왕이어서 예쁘고 CF에 많이 나와서 예쁘고 날마다 언론에 대서특필되어서 예쁘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가 세상을 다 덮다시피 하여 더욱 예쁘다. 이제 그녀라면 세 살 먹은 아이도 다 안다. 심지어는 그녀의 어린 날의 성장과정이라든지 가족관계까지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이미 세상은 그녀에 대하여 알 만한 것은 다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보면 그녀는 짧은 시간 안에 배용준·이병헌과 조수미, 장한나, 박세리, 박찬호, 양용은, 신지애 등등 큰 별들의 한가운데 섰다. 마치 깃발을 들고 진군하는 잔다르크처럼 감격적으로. 그 결과로 김연아 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그녀처럼 웃고 말하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의 물결이.
그래, 우리 모두 그 아름다운 김연아의 신드롬에 흠뻑 빠져 허우적거려 보자. 만세, 우리의 여왕, 김연아 만세!
/양성우 시인·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