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 나서야
2009년 07월 27일(월) 00:00 가가
지난 22일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 속에 강행처리된 미디어 법의 핵심은 직권상정의 악역을 자임한 김형오 국회의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밝혔듯이 민생과 직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 법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을 방송에 어떻게 참여시키느냐 하는 게 관건이다. 게다가 미디어 법이 갖는 본질적 문제는 여론 다양성을 해칠 우려가 매우 크다는 데 있다.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언론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여론 다양성 보장을 통한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 유지다.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갖는 대다수 국민들의 의견은 언론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언론이 어느 특정 세력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면 국민들의 의견은 획일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여론 다양성은 민주주의 사회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주요 과제다. 세계적으로 언론 독과점이 심해지면서 여론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뿐더러 더욱 심하다. 신문시장의 경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3개사의 추정발행부수는 649만부로, 종합일간지와 특수지, 지방일간지를 합친 전체 135개 신문사의 총 발행부수 1347만7000부 중 48.3%(조선 17.3%, 중앙 15.5%, 동아 15.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ㆍ중ㆍ동이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에 진출, 아침 신문의 논조를 저녁 9시 조선방송, 중앙방송, 동아방송의 뉴스 프로그램에 똑같이 내보내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론 독과점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미디어 법은 여론의 독과점을 초래하는 언론악법이라 불러 마땅하다.
그러면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미디어 법의 원천 무효투쟁이다. 특히 방송법의 경우 재석 의원이 부족해 재투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고, 투표 과정에서도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되어 원천무효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디어 법은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실시된 미디어 법 관련 여론조사 결과들에서 미디어 법 개정에 대한 반대 여론은 항상 60% 내외를 넘나들었고 찬성이 과반수를 넘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처럼 민심을 외면한 밀어붙이기는 정치적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996년 12월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노동관계법을 날치기 처리했다가 노동계 총파업에 부닥친 끝에, 이듬해 3월 재개정으로 원상 복귀한 전례가 있다. 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도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였다가 거센 후폭풍에 부닥쳤던 사례로 꼽힌다.
미디어 법의 강행처리로 불이익을 받게 된 지역 언론들도 미디어 법 무효투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개정 신문법의 경우 신문사나 방송사가 다른 일간신문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역시장 확대를 노리는 조ㆍ중ㆍ동 같은 거대 신문사가 규모가 작은 지역 신문들을 무차별적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신문고시를 위반하는 신문사에 대한 제재조치가 내려지지 않으면 신문시장은 무한경품과 무가지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지역신문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결국 여론의 다양성과 언론의 지역성이 희생될 것이다.
미디어 법 무효투쟁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따라서 미디어 법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미디어 법은 민생에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미디어 법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날치기 악법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국민 속으로 직접 들어가 알리고 홍보해서 국민들의 참여를 높일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언론악법으로는 광무신문지법, 미군정령 88호, 언론기본법 등이 있었다. 이들 악법들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서 신문발행의 허가제 등을 규정한 것으로, 언론계와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철폐투쟁의 결과 정권교체와 더불어 폐기됨으로써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한 미디어 법은 언론 통제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당리당략을 위해 자기들을 지지해준 조ㆍ중ㆍ동 같은 보수 신문에 방송 진입의 길을 터주기 위한 것으로, 법의 성격상 폐기되지는 않더라도 대폭 수정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최병진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그런 점에서 여론 다양성은 민주주의 사회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주요 과제다. 세계적으로 언론 독과점이 심해지면서 여론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뿐더러 더욱 심하다. 신문시장의 경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3개사의 추정발행부수는 649만부로, 종합일간지와 특수지, 지방일간지를 합친 전체 135개 신문사의 총 발행부수 1347만7000부 중 48.3%(조선 17.3%, 중앙 15.5%, 동아 15.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ㆍ중ㆍ동이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에 진출, 아침 신문의 논조를 저녁 9시 조선방송, 중앙방송, 동아방송의 뉴스 프로그램에 똑같이 내보내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론 독과점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미디어 법은 여론의 독과점을 초래하는 언론악법이라 불러 마땅하다.
미디어 법 무효투쟁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따라서 미디어 법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미디어 법은 민생에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미디어 법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날치기 악법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국민 속으로 직접 들어가 알리고 홍보해서 국민들의 참여를 높일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언론악법으로는 광무신문지법, 미군정령 88호, 언론기본법 등이 있었다. 이들 악법들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서 신문발행의 허가제 등을 규정한 것으로, 언론계와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철폐투쟁의 결과 정권교체와 더불어 폐기됨으로써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한 미디어 법은 언론 통제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당리당략을 위해 자기들을 지지해준 조ㆍ중ㆍ동 같은 보수 신문에 방송 진입의 길을 터주기 위한 것으로, 법의 성격상 폐기되지는 않더라도 대폭 수정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최병진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