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구는 889만 명으로 전국 인구 3천147만 명의 28.3%였다. 2006년에 수도권 인구는 2천413만 명으로 전국 인구 4천962만 명의 48.6%를 차지하였다. 같은 해 전국 예금액 592조 7천210억 원의 68.7%, 대출액 699조 4천300억 원의 67.1%를 수도권에서 보유하고 있었다. 제조업 사업체 11만 7천 개 중 57.2%, 서비스 사업체 76만 개 중 48.1%가 수도권에 자리잡고 있다. 사람과 돈과 사업체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만큼 지방에 적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국가의 정책 개입이 없다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10개의 혁신도시, 6개의 기업도시 등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충남 공주시와 연기군에 걸친 72.91㎢의 면적에 인구 50만 명의 규모로서, 2007년 7월 중심행정타운과 주거지 건설에 착공하여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정부기관 이전이 이루어지며 2011년부터 주민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혁신도시는 수도권에 있는 행정부 이외 공공기관 350개 중 157개(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 기관을 포함하면 175개) 기관을 지방 시·도에 분산 이전하여 건설되는 신도시로서, 2007년 1월 혁신도시특별법이 제정되고 4월에 10개 지역의 혁신도시 지구지정이 완료되었다. 그러나 어느 지역에서도 이전 대상 기관에 토지 분양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답보상태이다.
기업도시는 2005년 6월 전경련이 기업도시개발특별법안을 건교부에 제출함으로써 시작되어 2005년 8월 시범도시 6곳이 선정됨으로써 구체화되었다. 그러나 기업도시 시범지역 대부분이 사업 중단 상태이다. 요컨대, 수도권에 몰려 있는 행정기관·공공기관·기업 등을 지방으로 이전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을 이룬다는 정책인데, 전국에 걸친 신도시 개발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MB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은 수도권·충청권·호남권·대경권·동남권 등 5대 광역경제권과 강원권·제주권 등 2대 특별광역경제권을 합한 ‘5+2 광역경제권’을 중심으로 개발하며, 여기에 초광역개발권과 기초생활권 개발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제시된 정책으로서 먼저 광역경제권별 활성화를 위한 30대 선도프로젝트에 5년간 50조원(민자 절반)을 투입하기로 하였는데, 도로·전철·지하철·고속철·공항 건설이 대부분이다.
이와 함께 광역경제권별 선도산업으로서 수도권에 지식정보산업, 충청권에 의약바이오·New IT, 동남권에 수송기계·융합부품소재, 대경권에 IT융복합·그린에너지, 강원권에 의료융합·의료관광, 제주권에 물산업·관광레저 등을 선정하고 호남권은 신재생에너지·광(光)소재 등을 예시하였으나 추후 선정하기로 하였다.
초광역개발권의 경우 동해안은 에너지·관광벨트, 서해안은 물류·비즈니스·신산업벨트, 남해안은 해양·관광·물류경제벨트, 비무장지대 인근지역은 남북교류접경벨트로 잠정하고 내륙특화벨트도 검토하기로 하였다. 기초생활권 개발은 163개 시군을 도시형·도농연계형·농산어촌형 등으로 유형화해 개발하는 것으로서, 전국 인구의 54%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대도시권 중심의 사업 추진으로 인해 지역개발 축에서 소외됐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지역 실정을 반영한 특성화 개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광역개발을 주창함으로써 대도시·대규모 개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균형발전에서 지역은 대체로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도 단위, 광역은 그 이상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이란 개념은 지역균형발전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럴 경우 지역개발을 통해 신도시가 생기거나 기존 도시지역이 확장될 뿐 농촌개발·농촌발전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농업·농촌의 인력과 자본 등을 흡수하여 공동화시킬 우려도 있다. 지역균형에서 도농균형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석두〈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