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1인치’를 찾아내자
2008년 09월 28일(일) 19:04 가가
요즘 경제상황이 매우 어렵다. 웬만한 불황기에도 끄떡없던 기업들마저 자구책을 강구하기 바쁘고 주부들은 치솟는 물가에 장보기가 겁나며 금융기관들의 연체율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와 광물자원, 곡물 등의 국제가격이 치솟는 대외경제 여건 악화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비롯된 미국발 국제금융시장의 위기는 우리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임기 중 7%의 경제성장을 장담하던 이명박 정부가 뚜렷한 설명도 없이 올해의 성장률 목표를 4%대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대선을 눈앞에 둔 미국의 금융시장 위기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그 여파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한데다, 실물부문의 어려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한국은행 총재의 상황 진단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내년 경제성장이 올해보다 더 악화 되리라 보는 것은 섣부른 속단이 아닐 것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대통령까지 나서 재계 총수들을 불러모아 제발 투자를 늘려 달라고 사정해 보았지만,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재계의 속성상 생존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급급하여 “불황기에 투자해야 호황기에 큰 과실을 거둘 수 있다”는 대통령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원론에서부터 검토해 보자. 경제성장은 소비와 투자, 수출입 차이 그리고 정부지출의 함수로 정의된다. 내수시장이 근본적으로 취약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민간의 소비를 진작시킬 경우 거품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 성장을 올리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외 의존도가 70%를 넘는 우리나라로서는 기업투자의 확대와 수입 증가율보다 높은 수출 증가율에 성장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앞서 언급한 국제금융위기와 석유를 비롯한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 환율의 불안정성 등은 이 부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지출은 어떤가?
호황기에는 정부지출을 줄이고 불황기에는 늘이는 것이 경기순환에 대응하는 원칙이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필요가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대선 공약인 각종 감세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향후 재정 긴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분석해보면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각도를 달리해서 경제성장을 생산의 요소인 노동력과 자본, 기술개발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편의상 토지는 생략하였음) 노동력과 자본, 그리고 기술개발의 양적 확대나 질적 향상이 수반될 경우 경제는 지속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우수 인재의 육성, 외국인 투자 유치 그리고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의 진전으로 노동력의 양적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의성을 함양하는 교육개혁을 통해 인력의 질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기초기술과 응용기술을 육성해 우리 경제의 총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년 전 축구시합에서 골이 들어가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숨겨진 1인치를 찾자’는 멘트로 마무리하는 TV광고를 본 기억이 난다. 종전 TV제품에 비해 폭이 1인치 커진 신제품의 커버 범위가 넓어져 이전의 제품으로는 보지 못했던 헤딩 슛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로 제법 어필했던 것 같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숨겨진 1인치’를 찾아야 한다. 필자가 기획예산처장관 재직 시절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검토한 바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4.5% 내외 수준이고 그 이후에는 3%대로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된 적이 있다.
그러나 법과 질서의 확립, 노사 협력의 정착, 봉사와 기여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 소위 말하는 사회적 자본이 확충되면 우리 경제의 총생산성이 증대되어 1%P의 추가적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동시에 분석된 바 있다. 1%P가 미미한 것 같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20% 이상을 끌어올리게 되고, 우리 경제 규모의 크기나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발전단계를 고려할 때 결코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총역량을 결집하여 경제성장을 위한 ‘숨겨진 1인치’를 찾는데 매진해야 할 때다.
장병완〈호남대 총장·전 기획예산처 장관〉
임기 중 7%의 경제성장을 장담하던 이명박 정부가 뚜렷한 설명도 없이 올해의 성장률 목표를 4%대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대선을 눈앞에 둔 미국의 금융시장 위기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그 여파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한데다, 실물부문의 어려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한국은행 총재의 상황 진단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내년 경제성장이 올해보다 더 악화 되리라 보는 것은 섣부른 속단이 아닐 것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대통령까지 나서 재계 총수들을 불러모아 제발 투자를 늘려 달라고 사정해 보았지만,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재계의 속성상 생존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급급하여 “불황기에 투자해야 호황기에 큰 과실을 거둘 수 있다”는 대통령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원론에서부터 검토해 보자. 경제성장은 소비와 투자, 수출입 차이 그리고 정부지출의 함수로 정의된다. 내수시장이 근본적으로 취약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민간의 소비를 진작시킬 경우 거품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 성장을 올리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외 의존도가 70%를 넘는 우리나라로서는 기업투자의 확대와 수입 증가율보다 높은 수출 증가율에 성장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앞서 언급한 국제금융위기와 석유를 비롯한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 환율의 불안정성 등은 이 부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지출은 어떤가?
호황기에는 정부지출을 줄이고 불황기에는 늘이는 것이 경기순환에 대응하는 원칙이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필요가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대선 공약인 각종 감세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향후 재정 긴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분석해보면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각도를 달리해서 경제성장을 생산의 요소인 노동력과 자본, 기술개발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편의상 토지는 생략하였음) 노동력과 자본, 그리고 기술개발의 양적 확대나 질적 향상이 수반될 경우 경제는 지속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우수 인재의 육성, 외국인 투자 유치 그리고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의 진전으로 노동력의 양적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의성을 함양하는 교육개혁을 통해 인력의 질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기초기술과 응용기술을 육성해 우리 경제의 총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년 전 축구시합에서 골이 들어가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숨겨진 1인치를 찾자’는 멘트로 마무리하는 TV광고를 본 기억이 난다. 종전 TV제품에 비해 폭이 1인치 커진 신제품의 커버 범위가 넓어져 이전의 제품으로는 보지 못했던 헤딩 슛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로 제법 어필했던 것 같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숨겨진 1인치’를 찾아야 한다. 필자가 기획예산처장관 재직 시절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검토한 바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4.5% 내외 수준이고 그 이후에는 3%대로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된 적이 있다.
그러나 법과 질서의 확립, 노사 협력의 정착, 봉사와 기여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 소위 말하는 사회적 자본이 확충되면 우리 경제의 총생산성이 증대되어 1%P의 추가적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동시에 분석된 바 있다. 1%P가 미미한 것 같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20% 이상을 끌어올리게 되고, 우리 경제 규모의 크기나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발전단계를 고려할 때 결코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총역량을 결집하여 경제성장을 위한 ‘숨겨진 1인치’를 찾는데 매진해야 할 때다.
장병완〈호남대 총장·전 기획예산처 장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