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Q(유머지수)를 권하는 시대
2007년 12월 23일(일) 19:46 가가
흔히 아버지 부시라고 불리는 미국의 제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의 부인인 바바라 여사는 남편을 배우자로 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그가 나를 웃겼기 때문”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일생일대의 선택인 결혼의 조건으로 다른 무엇보다도 ‘유머 감각’을 우선시하였다는 일화이다.
얼마 전에 이루어진 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엔큐(EnQ), 곧 엔터테인먼트 지수(Entertainment Quotient)가 직장인이 갖춰야 할 새로운 자격 요건으로 꼽혔다고 한다. EQ(감정지수), SQ(사회지수), NQ(공존지수)에 이어, 뭔가 유쾌함과 재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화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는 우리가 숭앙해야 할 미덕이요, 가치관 가운데 하나가 굳은 얼굴을 깨트릴 수 있는 웃음과 유머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웃음과 유머는 인간에게만 주어진 선물이다. 예로부터 많은 이들이 웃음과 유머를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 프랑스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였던 크리스찬 디오르(Christian Dior, 1905∼1957)가 “재미야말로 모든 아름다움의 비결이다. 재미없이 매력있는 아름다움은 없다.”라고 했다. 아무리 뛰어난 아름다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가 재미있는 구석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라면, 말 그대로 2%는 부족한 사람임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영국의 수필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린드(Rovert Lynd, 1879∼1949)는 “웃음은 이 세상의 죄와 어리석음을 따뜻하게 묵인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때로는 웃음이 다른 모든 악덕을 덮어줄 수 있을 만큼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 직장인들이 유머가 직장생활의 성공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유머러스한 사람이 대우를 받으며, 주변에 두고자 하는 추세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따라 많은 최고 경영자들(CEO)들이 재미있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인재 유형으로 꼽는다 하니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때라면, 자신이 개발해야 할 능력 가운데 하나로 엔큐(EnQ) 지수를 높이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흔히 ‘타고난 유머 감각’이라고 하여 다분히 선천적인 요소라고 치부하였던 인식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서는 ‘재미’도 학습이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에서 ‘펀 리더십’, ‘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등 재미를 가르치는 강좌들을 다양하게 개설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웃음이 썰렁한 개그가 아니라 상황과 대상에 가장 알맞은 지혜이자 재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 신문, 뉴스 등 정보에 대해 항상 주의 깊게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이 필수요건인 것이다.
현대 중국의 대표적인 지성이라고 꼽는 임어당(林語堂)은 주변 사람들을 늘 웃기고 유쾌하게 만드는 데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를 ’유머 대사’라고 불렀다. 그 같은 임어당의 능력은 천부적이라기보다는 해박한 지식 위에 인생과 자연을 관조하는 높은 철학적 소양에 있었음은 물론이다.
과열된 입시 경쟁과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도 어렵다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동안, 감각은 무디어지고 얼굴은 한없이 굳어져 당겨놓은 화살처럼 팽팽한 긴장감만 맴도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는 진보와 개혁 대신 신보수주의라는 이름의 권력이 새로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정치 현실에 봉착해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시대의 우울을 훌훌 떨쳐버릴 수 있는 기제로 ‘술 권하는 시대’가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바야흐로 ‘엔큐(EnQ) 권하는 시대’임을 마음에 새겨야 할 일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라고 한 어느 심리학자의 선언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강희숙 조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얼마 전에 이루어진 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엔큐(EnQ), 곧 엔터테인먼트 지수(Entertainment Quotient)가 직장인이 갖춰야 할 새로운 자격 요건으로 꼽혔다고 한다. EQ(감정지수), SQ(사회지수), NQ(공존지수)에 이어, 뭔가 유쾌함과 재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화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는 우리가 숭앙해야 할 미덕이요, 가치관 가운데 하나가 굳은 얼굴을 깨트릴 수 있는 웃음과 유머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웃음과 유머는 인간에게만 주어진 선물이다. 예로부터 많은 이들이 웃음과 유머를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 프랑스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였던 크리스찬 디오르(Christian Dior, 1905∼1957)가 “재미야말로 모든 아름다움의 비결이다. 재미없이 매력있는 아름다움은 없다.”라고 했다. 아무리 뛰어난 아름다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가 재미있는 구석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라면, 말 그대로 2%는 부족한 사람임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영국의 수필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린드(Rovert Lynd, 1879∼1949)는 “웃음은 이 세상의 죄와 어리석음을 따뜻하게 묵인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때로는 웃음이 다른 모든 악덕을 덮어줄 수 있을 만큼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 직장인들이 유머가 직장생활의 성공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유머러스한 사람이 대우를 받으며, 주변에 두고자 하는 추세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따라 많은 최고 경영자들(CEO)들이 재미있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인재 유형으로 꼽는다 하니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때라면, 자신이 개발해야 할 능력 가운데 하나로 엔큐(EnQ) 지수를 높이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흔히 ‘타고난 유머 감각’이라고 하여 다분히 선천적인 요소라고 치부하였던 인식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서는 ‘재미’도 학습이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에서 ‘펀 리더십’, ‘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등 재미를 가르치는 강좌들을 다양하게 개설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웃음이 썰렁한 개그가 아니라 상황과 대상에 가장 알맞은 지혜이자 재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 신문, 뉴스 등 정보에 대해 항상 주의 깊게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이 필수요건인 것이다.
현대 중국의 대표적인 지성이라고 꼽는 임어당(林語堂)은 주변 사람들을 늘 웃기고 유쾌하게 만드는 데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를 ’유머 대사’라고 불렀다. 그 같은 임어당의 능력은 천부적이라기보다는 해박한 지식 위에 인생과 자연을 관조하는 높은 철학적 소양에 있었음은 물론이다.
과열된 입시 경쟁과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도 어렵다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동안, 감각은 무디어지고 얼굴은 한없이 굳어져 당겨놓은 화살처럼 팽팽한 긴장감만 맴도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는 진보와 개혁 대신 신보수주의라는 이름의 권력이 새로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정치 현실에 봉착해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시대의 우울을 훌훌 떨쳐버릴 수 있는 기제로 ‘술 권하는 시대’가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바야흐로 ‘엔큐(EnQ) 권하는 시대’임을 마음에 새겨야 할 일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라고 한 어느 심리학자의 선언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강희숙 조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