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현대산업개발 본사 고위 임원과 관할 행정청인 광주 서구 공직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1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경찰 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진행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시공사) 본사 차원의 안전관리 미흡 등 부실공사 관련성, 붕괴 사고 현장 민원 처리 및 인허가 과정의 불법성, 콘크리트 품질 관리 및 재하도급 관련 수사다.

시공사 형사 책임과 관련해 경찰은 대표이사 등 본사 임원 여럿을 수사 선상에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기준에 미치지 못한 품질관리원을 배치(업무상과실치사 등)해 결과적으로 붕괴 사고를 불러온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 판례 검토 등을 거친 결과, 품질관리원 인력배치 문서에 결재한 이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가능하다고 보고 대표이사 소환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서구청에 대한 수사는 사고 현장을 둘러싼 민원 처리와 인허가 적정성으로 좁혀진다.

먼지 날림·인근 상가 건물 균열 등 행정기관에 접수된 민원이 300건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서구가 제기된 민원을 바탕으로 사업장 감독에 주력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게 아니냐(직무유기 등)는 게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서구 일부 공무원의 경우 접수된 민원 내용 일부를 시공사 측에 흘려준 정황(업무상 비밀 누설)이 드러나 입건된 상황이다.

또한 경찰은 시공사와 직접 계약한 콘크리트 타설 업체가 아닌, 펌프카 업체가 실제 타설 공사를 진행했다는 사실(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을 파악하고 관련자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타설된 콘크리트 품질관리가 적정했는지 등 사안 전반을 놓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광주지검은 경찰로부터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등 사고 책임자 15명을 송치받아, 이 가운데 11명을 지난 13일 재판에 넘겼다. 기소된 이들은 시공사 관계자 5명, 하청 3명, 감리 3명으로 이들은 업무상과실치사·치상, 주택법 위반, 건축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양벌 규정에 따라 원청과 하청, 감리사 등 법인 3곳도 기소했다. 기소하지 않은 4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