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작가 작품이란 지적을 받아온 정읍시 황토현전적지의 전봉준 장군 동상이 철거된다.

정읍시는 전봉준 장군 동상 철거에 따른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 승인이 완료돼 철거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1987년 10월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전적지에 건립된 전봉준 장군 동상은 친일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이 제작했다.

동상과 배경 부조 시설물은 화강암 받침대 위에 높이 6.4ｍ, 좌대 3.7ｍ, 형상 3.7ｍ 규모로 건립됐다.

김경승이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인 까닭에 동학 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줄곧 철거를 요구해 왔다. 특히 몸체는 격문을 든 농민군 지도자의 모습이지만 머리는 죄수처럼 맨상투로 돼 있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시는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동상 철거를 결정했고, 철거된 동상은 박물관으로 옮기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한 예산 12억원을 확보했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정읍시는 동학농민혁명 정신 선양에 어긋나는 기념사업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며 “철거 이후 새롭게 제작될 동상은 각계 전문가 자문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사상과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동상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읍황토현전적(사적 제295호)은 1894년 동학농민군이 관군과의 최초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역사적인 장소로 이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황토현 전승일’을 기리기 위해 5월 11일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로 제정하고 매년 국가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정읍=박기섭 기자·전북취재본부장 park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