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영하권 추위에 따른 전남지역 배·단감 등 저온피해 면적이 1519㏊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 2019년에 이어 내리 3년째 봄철 저온피해가 발생하면서 농업재해보험 가입 유도에서 피해 방지 시설 지원으로 농가 지원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4~6일 발생한 이상 저온에 따른 전남지역 농가 피해 면적이 1519㏊로 파악됐다.

품목별로는 배 1319㏊, 키위 42㏊, 녹차 42㏊, 단감 12㏊ 등이다. 지역별 피해 면적은 나주시 971㏊, 영암군 354㏊, 보성군 94㏊, 곡성군 58㏊, 구례군 35㏊, 장성군 3㏊ 등이다.

이 시기 전남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곳에 따라 최대 영하 4도까지 떨어지면서 꽃, 잎 등이 말라 비틀어지거나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는 서리까지 내렸다.

배의 경우 이상 저온 시기 직전인 3일 꽃이 만개하면서 인공수분 시기와 맞물리면서 전남 전체 재배면적 2855㏊의 절반 가까이 저온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배 개화기에 영하 1.7도 이하가 30분 이상 지속하면 배꽃 암술머리 등이 검게 변하는 등 저온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5월 착과 이후 정밀조사를 거쳐 농약대 등을 직접 지원하고, 생계지원자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농가는 보험사 조사를 거쳐 보험료를 받는다. 배·사과·단감·떫은 감 등 4개 품목 재해보험 가입 면적은 4800㏊로 전년 2019㏊ 대비 138% 급증, 농가가 실제로 감당할 피해는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문제는 저온 피해가 3년째 이어지고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겨울이 이전보다 덜 추워지고 봄철 저온 현상이 굳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재해보험 장려 및 보험금 지원보다, 장기적으로 저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설 지원으로 대책이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년 전남지역 배·사과·단감·떫은 감 농가 재해보험 가입비 지원에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원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시설 강화로 무게 추를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의 경우 정부와 전남도, 시·군이 80%를 부담하고 농가는 나머지 20%를 부담한다. 전남지역 배·사과·단감·떫은 감 등 4개 품목 재해보험 가입비는 266억원이며, 이 가운데 농가부담 20%를 제외한 80%는 국·지방비다.

전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서리 등 저온피해 방지 대책으로는 연소법, 포그시스템, 송풍법, 살수법 등이 거론된다. 이 중에서도 저온시 과수 주변에 작은 물방울을 뿌려 주변 온도를 높이는 살수법·포그시스템이 유망 대책으로 꼽히지만 농가들은 초기 시설 투자부담으로 도입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