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2020년 04월 17일(금) 00:00 가가
젊은 작가상은 등단 10년 이하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작품(중단편) 중 눈부신 성취를 보여준 소설에 한해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젊은 작가상은 그동안 독자들과 상호작용하며 굳건한 신뢰를 쌓아왔다. 이번에 선정된 신예 작가들의 작품에는 새로운 문학세계를 펼쳐나가려는 에너지가 응축돼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2020년대로 진입하는 첫 해로 상의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는 대상을 수상한 강화길의 ‘음복’을 비롯해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김봉곤 ‘그런 생활’,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 김초엽 ‘인지 공간’, 장류진 ‘연수’, 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 등이 실렸다.
강화길의 ‘음복’은 가부장제에서 모든 갈등을 간파해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내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 참석한 시가 제사에서 낯설고 비호의적인 상황에 놓인 화자는 한 가족의 갈등 내력을 한눈에 꿰뚫어본다. 강 작가는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소설가다. 권여선 소설가는 ‘음복’에 대해 “더 아프고 시린, 생채기가 덧나고 아물고 다시 그렇게 되기를 반복한, 생의 표면에 새겨진 유구한 주저흔을 이토록 태연한 저주파의 배음으로 재생하고 있다. 강화길은 이제 어디로 가려는가. 나는 조마조마한데, 이보다 더 두근거리는 기다림은 드물다는 걸 알고 있다”고 평한다.
최은영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방황 끝에 꿈을 좇아 대학으로 돌아온 화자의 이야기다. 화자는 배려심이 있던 선배 여성 강사와 재회 후 헤어졌던 애틋한 시절을 복원해낸다. 희미하지만 분명 존재했던 유대에 대한 단상을 풀어낸다.
<문학동네·1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강화길의 ‘음복’은 가부장제에서 모든 갈등을 간파해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내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 참석한 시가 제사에서 낯설고 비호의적인 상황에 놓인 화자는 한 가족의 갈등 내력을 한눈에 꿰뚫어본다. 강 작가는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소설가다. 권여선 소설가는 ‘음복’에 대해 “더 아프고 시린, 생채기가 덧나고 아물고 다시 그렇게 되기를 반복한, 생의 표면에 새겨진 유구한 주저흔을 이토록 태연한 저주파의 배음으로 재생하고 있다. 강화길은 이제 어디로 가려는가. 나는 조마조마한데, 이보다 더 두근거리는 기다림은 드물다는 걸 알고 있다”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