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가도 코 끝이 찡해지는 음식 에세이
2020년 04월 03일(금) 00:00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이다혜·미깡 지음
민음사 출판그룹 브랜드 ‘세미콜론’이 새로운 시리즈를 론칭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캐치프레이즈로 담은 ‘띵 시리즈’다. 손에 잡히는 아담한 문고판의 이 시리즈는 ‘음식’을 소재로 한 에세이다. 소재는 하나의 음식이나 식재료가 될 수도 있고, 여러 음식을 아우를 수도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이 다양한 음식 이야기를 자유롭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시리즈 첫번째로 두 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조식’을 주제로 한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과 ‘해장음식’을 주제로 한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다.

제목에 끌려 먼저 집어든 책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은 저자와 주변인들의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묘사 등이 어우러져 시종일관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의 저자 미깡이 쓴 책은 ‘아무튼. 술’로 화제를 모은 김혼비 작가의 평에 따르면 ‘평소 성실하고 철저한 과음으로 최적의 숙취 상태를 유지해온 미깡 작가의 해장 임상실험기’다.

‘빰빠 빰빠 빰빠’ 시그널 음악과 함께 송해가 등장하는 인기 TV프로 ‘전국노래자랑’을 패러디해 적어내려간 글 ‘전국~ 해장국 자랑!’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3대 해장국을 소개한 ‘불멸의 해장 음식 삼대장’을 읽다보면 어디서 저런 유머 넘치는 글쓰기가 나오는 지 터지는 폭소를 참을 수 없다. 또 ‘나 양평해장국세권에 산다’에서는 맛있는 양평해장국을 찬양하고 콩나물 해장국 등 전통의 해장 음식 뿐 아니라 커피와 햄버거, 라면까지 다양한 종류의 해장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웃음만 있는 건 아니다. 아빠와 함께 먹은 순댓국 이야기나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술친구와의 에피소드는 코끝이 찡해진다.

씨네 21기자이자 북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이다혜가 쓴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은 아침식사와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장 좋아하는 조식은 잠’이라고 말하는 1인 생활자 저자는 음식 이야기 뿐 아니라 영화 ‘미드웨이’, ‘미성년’ 등 영화를 통해 조식에 대한 단상도 들려준다.

여행지 호텔에서 몰려오는 잠을 무릅쓰고 내려가 먹은 조식, 직장인의 길거리 토스트, 어린 시절 소풍날에 할머니가 이른 아침부터 싸주시던 김밥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겼다.

앞으로 서효인 시인의 ‘직장인의 점심시간’, 호원숙의 ‘엄마 박완서의 부엌’, 박찬일 쉐프의 ‘자장면’, 고수의 ‘고등어’, 의사 정의석의 ‘정원의 밥’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세미클론·각권 1만12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