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남 쌀품종 ‘새청무’가 연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한 전남쌀 브랜드 ‘풍광수토’에 쓰인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난 새청무 수요에 비해 종자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지자체 등 농업 당국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8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남본부와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 대표이사 및 장장 등 40여 명은 지난 6일 지역본부에서 ‘2020년 새청무 단일품종 보급·유통 확대 협의회’를 열고, 내년 생산하는 ‘풍광수토’ 쌀에 ‘새청무’ 품종 비중을 최대 절반까지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풍광수토’는 전북 ‘신동진’ 단일품종으로, 지난 2017년부터 상등급 표준화로 전면 개선됐다.

풍광수토 생산·유통에 참여하는 12개 농협의 ‘새청무’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3년 안에 새청무 비중이 신동진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농협 측 설명이다.

농협은 ‘농도’(農都) 전남의 쌀 품종 자립화를 위해 내년 새청무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내년 농협이 전남지역에서 새청무를 계약재배하는 면적은 2만㏊으로, 올해 면적 9500㏊보다 2배 넘게 늘렸다.

새청무에 대한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강화도 병행된다.

강진통합RPC와 완도연합RPC는 군 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해 각 100㏊ 규모 고품질 새청무 생산단지를 운영한다. 이는 농촌진흥청 ‘외래품종 대체 최고품질 벼 확대보급 사업’ 공모에 선정된 사업으로, 오는 2021년까지 새청무 품종 최고급 쌀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들 기관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단계에서 비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고급 영양제를 사용하는 등 고품질 쌀 생산과정을 따를 방침이다.

전남쌀 브랜드 ‘풍광수토’

‘새청무’ 수요는 급증했지만 내년 국립종자원 전남지원의 종자 생산량은 600t에 불과해 농업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와 각 시·군, 농협 전남본부는 지난 달 26~27일 협의회를 열어 새청무 종자의 안정적 보급 방안을 논의하고, 국립종자원 전남지원에 보급종 생산을 최대한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새청무’ 품종은 전남도농업기술원이 2009년부터 개발한 벼 신품종으로, 지난해 품종보호권등록을 완료하고 올 10월 보급종 생산이 가능한 품종으로 등록됐다. 올해 세 차례 태풍을 거치면서 병해충과 벼 쓰러짐 피해에 강하고 밥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역RPC는 새청무 품종 순도를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검사가 이뤄진 종자만 계약재배 농가에 공급하기로 했다.

김석기 전남본부장은 “2019년은 전남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품종으로 농업인이 선호할 수 있는 새청무의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생산자, 지자체와 함께 더욱 체계화된 계약재배와 유통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전남을 대표할 수 있는 품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