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남면 대안리 3호 고분은 12ｍ 되는 주구에 1ｍ 넘게 물이 고여 견학 온 어린이나 관광객들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전라남도와 나주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고분군 관리가 부실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나주시에 따르면 전라남도와 나주시는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묘로 평가받는 반남 고분군과 복암리 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 워크숍 및 학술대회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주지역 고분군이 세계적으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과 달리 고분 관리는 일반인 묘 관리보다 허술해 관광객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반남면 고분군과 다시면 복암리 고분군은 최근까지 사람 키 높이에 잡풀로 뒤덮여 관광객이 접근할 수 없이 야산처럼 관리되고 있다.

이때쯤되면 개인들도 벌초를 두 번쯤 끝난 상태지만 세계적인 문화재를 지금까지 방치한 것이다.

시는 지난달 3일부터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예산 2000여만원을 책정하고 S업체에 수의계약으로 고분군 풀베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에서 발주를 늦게 해 풀이 너무 자라서 작업이 더디고, 계약 당시 6만6466㎡라던 작업면적도 다시 측량해 보니 8만8000㎡로 나타나 시와 업체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풀제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 담당자와 S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풀베기 작업은 끝나고 뒷마무리 작업만 남았다고 하는데 고분군 곳곳이 풀베기 작업에서 누락되어 고분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로 본보 기자가 고분군 현장을 찾았을 때 풀베기 뿐만아니라 고분군 관리가 엉망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주국립공원 맞은편 덕산리 고분군은 풀제거 작업이 끝났다는데 고분군 입구과 탐방로는 여전히 잡풀이 무성했다.

또 고분군에 유일한 그늘막으로 단체 유치원생들의 소풍장소와 가족들 텐트 장소로 인기가 있다는 소나무숲도 잡풀들로 접근할 수 없었다.

시의 고분군 관리 허술함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고분 몇 곳은 비석이 쓰러질 듯 기울어 있고, 대안리 고분은 약 길이 12ｍ 주구에 1m 넘게 물이 고여있어서 견학하는 어린이들과 관광객들이 자칫 사고로 이어지게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또 나주국립박물관과 반남면 고분군 안내소에는 고분을 찾아갈 수 있는 고분 안내지도가 없어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반남 고분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도가 없으면 찾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의 안일한 고분군 관리 행정은 예산집행을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지난 2016년부터 고분군 상시관리사업으로 국비 보조금이 책정되어 ▲2016년 1억3400만원 ▲2017년 1억3076만원 ▲2018년 9900만원 ▲2019년 2110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시는 해마다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2016년 6270만원 ▲2017년 2700만원 ▲2018년 2000만원을 불용금으로 반납했다.

만약 시가 반납한 국비로 고분군에 잔디를 식재하고 비석 세우기와 풀 제거작업을 성실하게 실시해 왔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해마다 국비 보조금이 줄어들어 고분군을 관리하는데 애로사항이 크다”며 보조금 사용내역과 동떨이진 해명을 했다.

/나주=손영철 기자 ycs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