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과 겨울이면 미국과 중국으로 어학 연수를 떠난다. 미국은 3주, 중국에서는 2주 간 머무르며 외국어를 배우며 문화체험을 한다. 수백만원이 드는 경비 중 절반만 내면 된다. 저소득층은 ‘무료’다.

국내 대학에서 진행하는 2주짜리 기숙형 중국어·영어 외국어 캠프는 전체 비용의 30%만 내면 참여할 수 있다. 시골인데도 경쟁이 치열해 필기 시험에 인터뷰 면접까지 봐야 한다.

나주지역 초·중학생들 얘기다. 이 정도면 ‘시골’이라고 무시할 게 못된다. 초·중학생들이 많은 도시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혜택’이다.

이농(離農) 현상과 저출산과 ‘인구 절벽’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대로 뒀다가는 심각한 인구 유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교육 지원 정책이다.

나주에서는 지난 2011년 여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에 30명씩 미국으로 3주 간 어학 연수를 다녀왔다.

9년째인 올해도 오는 7월 14일부터 초등학생 30명은 미국 서부 워싱턴주 웨테치밸리 대학으로, 중학생 30명은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하워드커뮤니티 대학으로 어학 연수를 떠난다. 나주시는 연수 경비 50%를 댄다.

선심성 교육 정책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특정 학교 쏠림 현상 방지를 위해 학교별 학생 1명 이상을 안배하고 다자녀·저소득층 학생 18명을 선발해 연수 경비 전액을 지원하는 등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나주시 입장이다.

미국 뿐 아니라 지난 2017년 겨울부터는 상·하반기로 나눠 중국 어학 연수도 지원한다. 초·중학생 20명을 선발해 보낸다.

동신대를 통해 2주짜리 기숙형 외국어 캠프도 8년째 열고 있다. 영어·중국어로 나눠 200여명씩 참여하는 데 1인당 100만원 가량 드는 비용 중 70%를 나주시가 지원한다.

열악한 외국어 교육 여건 때문에 도시로 떠나는 지역민들을 막아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사업은 현재 초·중학생 자녀를 둔 나주지역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대표적 교육 지원 정책으로 꼽힌다.

나주시는 올해만 22억원을 외국어 교육 지원 사업에 쏟아붓는다는 방침으로,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교육력 향상 대책이 될 지 주목된다.

/김지을 기자 dok2000@

/나주=손영철 기자 yc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