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광주·전남지역의 주말과 휴일 기온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섭씨 37도까지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추세라면 지난 1994년 7월에 기록한 한 달 최고 폭염일수(33도 기준) 24일 기록을 경신하거나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9일까지 비 예보 없이 광주·전남은 35도 안팎의 맑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에는 지난 10일부터 33도이상 기온이 오르면서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이날 11시를 기해 장성·영암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했다. 19일 오후 5시까지 광주·나주·곡성·구례·화순·광양·순천·여수 등 14곳에 폭염경보가 발효중이며, 흑산도와 홍도를 제외한 나머지 전남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린 상태다. 기상청은 또, 오는 21일 광주 37도, 함평·구례 36도, 나주·장성·담양·화순 등 8개 지역 35도 등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찜통더위는 장마전선이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에 밀려 북서쪽으로 밀려나며 찾아왔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의 원인에 대해, 최근 유라시아 대륙이 평년에 비해 매우 강하게 가열되며 한반도 대기 상층(고도 5~12㎞)에는 티벳 고기압이 그리고 대기 중하층(고도 5㎞ 이하)에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머무르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기압이 대기를 덥히고 여기에 강한 일사까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이같은 기압 배치가 당분간 계속 유지돼 낮엔 무더위, 밤에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최근 폭염의 기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기세인데다 폭염의 원인과 무더운 고기압이 한반도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이러한 더위는 여름 내내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안정적인 고기압도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경우 기압이 변화돼 더위가 잠시 주춤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고기압의 기세가 너무 강해 태풍도 한반도에 접근하기가 힘들 것 같다는 게 기상청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일찍 물러나며 폭염 발생에 한몫했다. 실제로 광주·전남의 장마는 지난달 26일에 시작해 지난 9일 종료됐다. 장마기간만 살펴보면 평년(32일)의 절반도 못미치는 14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악의 무더위로 손꼽히는 지난 1994년의 장마기간(15일)과 흡사하다.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1994년은 7월 한달간 폭염일수 24일, 열대야는 22일에 달했다. 올해 광주는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폭염일수 10일, 열대야는 7일을 기록하고 있다.

김길한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관은 “유동적이지만 오는 8월까지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급적 야외활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