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해를 건너 날아온 미세먼지가 광주·전남 상공을 뒤덮는 일이 잦아지면서 시민들이 각종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광주·전남지역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네 번이나 발령되고 황사도 발생하는 등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 공습이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병원·약국은 치료를 받거나 약을 구입하려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등 미세먼지 오염은 사실상 일상화한 상태다.

22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3시 광주 전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PM2.5 기준)가 발령된 뒤 해제됐다. 이날 오전 광산구 오선동 미세먼지의 최고 농도는 106㎍/㎥으로, ‘매우 나쁨(101㎍/㎥ 이상)’이었다.

예보등급은 모두 네 단계로 나뉘는데, 좋음(0∼15㎍/㎥)·보통(16∼50㎍/㎥)·나쁨(51∼100㎍/㎥)·매우 나쁨 등이다.

앞서 지난 18일과 19일에도 광주·전남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당시 최고농도는 177㎍/㎥를 기록한 나주시 빛가람동이었다. 이는 지난해 1월 광주·전남 평균(30㎍/㎥·23㎍/㎥)보다 최대 일곱 배 가량 높은 수치다.

문제는 미세먼지 여파가 당장 이달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번 미세먼지는 조만간 북쪽에서 찬바람이 남하하며 대기의 정체를 풀어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게 기상청 측의 설명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은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지난 21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광주·전남지역 맘카페엔 ‘미세먼지가 최악’이라는 주부들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주부 박모(여·36)씨는 “공기청정기는 24시간 가동하고 아이들과 외출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아이 친구들도 미세먼지 때문에 유치원에 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과 병원도 북새통을 이뤘다. 광주 모 이비인후과를 찾은 회사원 정모(40)씨는 “개당 530원 하는 마스크를 60개, 한 달치를 사뒀다. 마스크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당분간 보내지 않겠다는 부모들도 많다. 광주 남구의 주부 박모(34)씨는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킬 때 둘째도 데리고 다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이라며 “최근엔 아예 아이들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황사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건강관리를 위해 개인 위생을 청결히 하고 올바른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폐기능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 호흡기질 환자 등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