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완도지역 등 남해안 해수면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해수면 관측을 시작한 지난 1989년 이래 1년 마다 평균 2.48㎜씩 육지가 물에 잠기고 있다. 또 남해안은 동·서해안에 비해 최근 10년간 수온이 가장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상승을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보고 남해안 갯벌 면적 축소, 해일 피해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다.

2일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28년간(1989∼2016) 남해안은 매년 평균 2.48㎜씩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매년 0.13㎜씩 상승폭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목포, 흑산도, 완도, 여수 등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18개 조위관측소에서 측정한 자료다.

완도 인근 바다는 매년 1.84㎜씩, 여수 바다는 매년 1.06㎜ 상승하고 있다. 여수와 제주도 중간 지점에 자리한 거문도 인근 바다는 매년 평균 4.43㎜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남해안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우리나라 전체로 봤을 때 지난 28년간 해수면 높이의 평균 상승률은 매년 2.96㎜으로, 매년 0.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속화되고 있다.

해수면 평균 상승률은 제주 부근이 매년 4.55㎜로 가장 높았으며 동해안 3.78㎜, 남해안 2.48㎜, 서해안 1.47㎜ 순이다. 상승 가속화 정도 역시 동해·남해·서해안 순이었으며 각각 0.17㎜, 0.13㎜, 0.11㎜씩 매년 더해지고 있다. 제주 부근에서는 상승 속도가 -0.1㎜씩 점차 느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28년간 해수면 높이의 평균 상승률은 IPCC(UN 기후변화대응협의체)가 지난 2013년 발표한 전 세계 평균값(2.0㎜)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남해안의 평균 해수면 높이는 지난해 말 기준 167.5㎝으로, 최근 10년(2007∼2016)간 평균 높이(165.3㎝)보다 2.2㎝ 높았다. 서해안은 394.6㎝(10년간 평균 393.8㎝), 동해안은 39.4㎝(37.0㎝)이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상승이 산업화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수온이 상승, 바닷물 부피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갯벌 감소와 태풍·해일 등에 의한 피해가 심할 것으로 보여 항만 등에 대한 장기적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지난해 말 한반도 연안의 평균 수온은 23.52도로, 남해안 24.33도, 서해안 23.78도 순이었다. 최근 10년(2007∼2016)간 평균보다 각각 0.79도, 0.27도, 0.61도 높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09.9ppm으로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2.3ppm씩 증가하고 있다.

해수부 ‘2016 해양수산통계’에 따르면 전국 갯벌의 약 60%를 차지하는 전남 갯벌 면적은 1987년 1179.1㎢에서 2013년 1044.4㎢으로 11.4% 감소했다.

이은일 국립해양조사원 해양과학조사연구실장은 “해수면 상승 원인은 수온 상승에 따른 부피 증가가 가장 크고, 극지방·고지대 빙하가 녹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항만 높이를 조정해야 하며 해일이 닥쳤을 때 피해가 더 커지는 만큼 국가적으로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