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천관산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산자락이 파헤쳐지고 깎여나가는데도 장흥군은 제제할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2일 장흥군에 따르면 천관산 자락인 대덕읍 연지리 산 813-49번지 일대 임야(2만9900㎡)에서 농지 조성을 이유로 토석 채취가 수년 째 이뤄지면서 산 경관이 흉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산지는 지난 2011년 12월, 산을 개간해 밭으로 만들겠다는 산지전용허가가 이뤄진 뒤 훼손되기 시작했다.

장흥군 허가를 받아 진행된 개간사업은 지난 2014년 12월 끝났지만 농작물을 심을만한 밭으로 만들어지기는 커녕, 여태껏 토석 채취가 이어지면서 일대는 망가졌다는 말이 나온다.

자연 경관이 크게 훼손되면서 지역민들의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해당 산지에서 반출된 토석만 25t 덤프로 1만여대에 이르고 공공사업장과 건물 조경석 등으로 반출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흥군은 그러나 해당 업자가 농지법에 따라 산지전용허가를 받고 개간, 밭으로 등록·전환한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이미 농지로 전환된 땅의 경우 생산성 향상·지력 증진 등 우량 농지로 만들기 위한 절·성토, 토석 채취가 가능하다.

결국 산을 개간한 뒤 우량 농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이뤄진 적정 수준의 토석 채취인지, 자연석 등을 캐기 위해 농지 조성을 빌미로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장흥군 판단이다.

다만, 장흥군은 개간사업이 마무리된 뒤 3년 가까이 농작물을 심을만한 밭으로 조성되지 않고 있는데다, 2m 이상 절·성토의 경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2m 이상 절·성토를 하는 행위에 대해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흥군이 개간사업 준공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산의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흥군 관계자는 “훼손된 수준을 파악하고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