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이 농공단지·산업단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 발전을 내걸고 막대한 돈을 들여 조성했지만 정작 분양은 안되고, 조성 비용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안절부절하고 있다.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추진된데다, 분양 전략 부재, 경기 침체 및 지역업체들의 투자 여력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사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장흥군에 따르면 장흥농공단지는 지난 2013년 1월 조성됐지만 고작 2개 업체만 입주한 상태로, 전체 분양면적(14만9890.9㎡)의 95.7%(9만3748.2㎡)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장흥군은 조성공사가 완료된 뒤 지난 2015년 입주 업종을 확대하는가 하면, 분양가 인하 등 활성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농공단지 조성에 투입된 비용은 116억2400만원. 국비가 31억7100만 투입됐고 도비 2억2600만원, 군비 2억2700만원을 들였다. 농어촌공사는 80억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입주 업체들의 경제활동으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거나 분양수익을 얻기는 커녕, 조성공사 비용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분양 토지가 넘쳐나면서 준공 5년째 접어들었지만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농공단지 인수절차도 밟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95%가 넘는 미분양 토지에 대한 조성원가(76억5600만원)를 농어촌공사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장흥군은 지난 2009년 12월 한국농어촌공사 장흥지사와 조성사업 실시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농공단지조성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농어촌공사’가 조달하고, 미분양 토지에 대한 조성원가는 장흥군이 현금으로 농어촌공사에 지급하기로 했었다.

장흥군은 이같은 점을 감안, 최근 농어촌공사와 ‘미분양 토지에 대해 공동분양의 책임을 지고 분양 50% 초과 달성시 조성원가를 연차 계획에 따라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제대로 이뤄질 지 미지수다. 농어촌공사측은 양 기관 실무협약서상 농공단지 준공 2년 뒤 조건없이 공공시설물을 인수인계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흥 바이오식품산업단지도 비슷하다.

애초 해당 일반산단으로 조성 사업이 추진됐다가 다른 지역 산단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며 뒤늦게 기존 명칭을 바꾸고 바이오·식품 산업 분야로 특화했지만 산단 활성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전남개발공사는 지난 2008년부터 1·2단계로 나뉘어 조성하는데 국비 등 2391억원을 쏟아부었지만 분양 대상 면적(120만5632㎡) 중 27.5%(33만1282.1㎡)만 분양된 상태다.

장흥군도 바이오산단을 위해 1부서 1기업 유치, MOU 체결 후 미실현 기업 접촉, 찾아가는 투자설명회 등 분양 활성화에 나섰지만 침체된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남개발공사가 산단 조성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추진해 재정 악화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 내 분양률이 50%에 못 미치는 산업단지는 7월 말 기준으로 ▲목포 대양산단(31.7%) ▲목포 세라믹산단(23.0%) ▲나주혁신산단(45.3%) ▲담양산단(19.5%) ▲장흥바이오식품산단 ▲강진산단(9.7%) 등으로 집계됐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