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호남의 3대 천재’
2017년 07월 24일(월) 00:00 가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조국이 광복된 지 벌써 70년이 넘었다. 그 이전이야 우리들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해방 후의 역사는 우리 연배들도 대충은 아는 부분들이 많다.
우리들이 아는 범위로만 한정하더라도,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군부독재가 진행되던 시절, 우리 호남인들은 얼마나 천대를 받았고 수모를 당하면서 살아왔던가. 호남 출신이라면 서울에서 하숙집을 구하기 어려웠고, 직장에서도 좋은 직책을 맡겨 주지 않았으며, 승진은커녕 있는 자리를 계속 지키는 일도 얼마나 버거웠던가.
본적지가 전라도라면 불이익을 받기 마련이어서, 모두 호적을 서울로 옮겨 전라도 사람이지만 서울 사람으로 행세하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는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다.
1998년 DJ정권이 들어서자 주변에서 서울 사람으로 알려져 있던 사람들이 ‘나도 본적은 호남이었다’라고 나타나던 일이 수없이 많았던 것을 우리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야 야만스럽게 호남인을 푸대접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이르러서 우리 호남인은 더 노골적으로 더 혹독하게 무시하고 멸시당하는 처지였었다.
도대체 왜 우리 호남인들은 야만적으로 푸대접을 받아야 하고 멸시에 가까운 핍박을 받아야 했을까. 정당하지 못하고 도덕적이지 못한 정권이었던 탓으로, 의리와 정의를 끝까지 지키는 호남인들을 반대파로 여기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절대로 그러한 대접을 받거나, 그러한 취급을 받을 수 없는 호남 사람들임을 증명해 내기 위해서라도 호남의 과거 역사적 인물들의 위대함을 세상에 알리는 일에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조선 초기의 ‘호남 3걸’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호남의 세 천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조선 후기 18세기 초에 태어나 18세기 말에 세상을 떠난 세 천재는 순창 출신 여암 신경준(申景濬:1712∼1781), 장흥 출신 존재 위백규(魏伯珪:1727∼1798), 고창 출신 이재 황윤석(黃胤錫:1729∼1791)이었다. 이들 세 천재들은 다른 표현으로 18세기 조선의 3대 실학자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근기(近畿) 지역에 한창 실학자들이 활동하기 시작하고 영남 지역에서는 실학자가 나오지 않던 이러한 시기에, 순창·장흥·고창이라는 세 지역에서 동시에 일반 성리학자로서도 탁월한 수준에 이르고 겸하여 실학에도 선구적인 학설을 주장한 학자들이 배출된 것이었다. 여암이야 색론으로는 북인에 가까웠으나 존재와 이재는 전통적인 노론 학맥의 계승자들이면서도 뛰어난 실학사상을 개척해 냈으니 경이롭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 많은 연구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세 천재들의 다음 세대들도 성리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론과 관념에 치우친 주자학에 매몰되어 있을 때, 이들 세 천재들은 세계사의 진운에 뒤지지 않게 실학의 주제를 붙들고 수준 높은 학문적 경지에 이르렀다.
이는 매우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의 하나이다. 신경준은 문과에 급제하여 승지의 벼슬을 역임하고 나라에서 편찬한 많은 서적에도 집필자로 참여했으니 서울 쪽의 학문 경향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으나, 위백규나 황윤석은 과거에 응시도 않고 오로지 학문만 연구한 순수 학자들인데 나라를 개혁하고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론으로 실학사상을 골똘히 연구했음은 대단히 선구적이고 미래지향적 학자였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뛰어난 업적에 찬사를 보내는 뜻으로 세상에서는 ‘세 천재’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부여했으리라.
정치적 파당 싸움으로 지역 차별이라는 반문명적 논리에 의해 호남인들은 너무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인류의 대열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숱한 모멸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선조들 중에는 너무나 훌륭한 애국자나 충신·의사(義士)들도 많았지만 넘보기 어려울 정도의 큰 학자들도 많았다.
이제는 우리 호남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호남의 역사도 제대로 연구하고 호남의 충신·의사·학자들의 탁월성에 대하여 본격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해내야 한다. 옛날 법언에 “자기 권리에 잠자는 사람은 돕지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로 타인들은 올바르게 대접해 주지 않는다. 우리 호남의 일은 호남이 나서야 한다. 우리 호남 사람들이 힘을 모아 가장 정당하고 바르게 ‘호남 정신’의 정체성을 밝혀내야만 한다.
우리들이 아는 범위로만 한정하더라도,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군부독재가 진행되던 시절, 우리 호남인들은 얼마나 천대를 받았고 수모를 당하면서 살아왔던가. 호남 출신이라면 서울에서 하숙집을 구하기 어려웠고, 직장에서도 좋은 직책을 맡겨 주지 않았으며, 승진은커녕 있는 자리를 계속 지키는 일도 얼마나 버거웠던가.
1998년 DJ정권이 들어서자 주변에서 서울 사람으로 알려져 있던 사람들이 ‘나도 본적은 호남이었다’라고 나타나던 일이 수없이 많았던 것을 우리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야 야만스럽게 호남인을 푸대접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이르러서 우리 호남인은 더 노골적으로 더 혹독하게 무시하고 멸시당하는 처지였었다.
조선 후기 18세기 초에 태어나 18세기 말에 세상을 떠난 세 천재는 순창 출신 여암 신경준(申景濬:1712∼1781), 장흥 출신 존재 위백규(魏伯珪:1727∼1798), 고창 출신 이재 황윤석(黃胤錫:1729∼1791)이었다. 이들 세 천재들은 다른 표현으로 18세기 조선의 3대 실학자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근기(近畿) 지역에 한창 실학자들이 활동하기 시작하고 영남 지역에서는 실학자가 나오지 않던 이러한 시기에, 순창·장흥·고창이라는 세 지역에서 동시에 일반 성리학자로서도 탁월한 수준에 이르고 겸하여 실학에도 선구적인 학설을 주장한 학자들이 배출된 것이었다. 여암이야 색론으로는 북인에 가까웠으나 존재와 이재는 전통적인 노론 학맥의 계승자들이면서도 뛰어난 실학사상을 개척해 냈으니 경이롭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 많은 연구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세 천재들의 다음 세대들도 성리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론과 관념에 치우친 주자학에 매몰되어 있을 때, 이들 세 천재들은 세계사의 진운에 뒤지지 않게 실학의 주제를 붙들고 수준 높은 학문적 경지에 이르렀다.
이는 매우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의 하나이다. 신경준은 문과에 급제하여 승지의 벼슬을 역임하고 나라에서 편찬한 많은 서적에도 집필자로 참여했으니 서울 쪽의 학문 경향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으나, 위백규나 황윤석은 과거에 응시도 않고 오로지 학문만 연구한 순수 학자들인데 나라를 개혁하고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론으로 실학사상을 골똘히 연구했음은 대단히 선구적이고 미래지향적 학자였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뛰어난 업적에 찬사를 보내는 뜻으로 세상에서는 ‘세 천재’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부여했으리라.
정치적 파당 싸움으로 지역 차별이라는 반문명적 논리에 의해 호남인들은 너무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인류의 대열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숱한 모멸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선조들 중에는 너무나 훌륭한 애국자나 충신·의사(義士)들도 많았지만 넘보기 어려울 정도의 큰 학자들도 많았다.
이제는 우리 호남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호남의 역사도 제대로 연구하고 호남의 충신·의사·학자들의 탁월성에 대하여 본격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해내야 한다. 옛날 법언에 “자기 권리에 잠자는 사람은 돕지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로 타인들은 올바르게 대접해 주지 않는다. 우리 호남의 일은 호남이 나서야 한다. 우리 호남 사람들이 힘을 모아 가장 정당하고 바르게 ‘호남 정신’의 정체성을 밝혀내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