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하굿둑이 35년여 만에 개방될까?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영산강 하굿둑 축조 이후 환경 변화와 수생태계 복원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나섰다. 영산강 하굿둑의 상시 개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영산강 죽산보 등 4대강 6개 보(洑)에 대한 상시 개방 지시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발주한 4억원 규모의 ‘영산강 하구 수질 및 수생생태계 개선 조사·연구’ 용역 우선협상대상자로 목포해양대 연구팀이 선정됐다.

연구팀은 이달 말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용역 결과는 오는 12월 나올 예정이다. 이 연구는 영산강 하굿둑 축조이후 환경변화 조사와 수생태계 복원 대안별 타당성 검토를 통한 영산강 하구 수질·수생태계 개선을 위한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는 2단계로 나눠 진행하며, 내년 6월까지 1단계로 수환경 기초조사 및 해수 유통시 영향 예측 조사를 한다. 하굿둑 배수갑문 운영 문제점 및 개선방안, 완전개방 또는 부분개방에 따른 해수 유통시 염수침투 범위, 영산호 주변 저지대 및 농경지 침수 범위·피해 규모 예측, 농업용수 및 공업용수 공급 문제, 영산호 퇴적물 방류에 따른 수질 변화, 해수 유통시 개선되는 수질·수생태계 효과, 경제성 분석 등을 연구한다.

1단계 연구 결과가 나오면 2단계로 공청회 등을 통해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영산강환경청과 전남도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수계와 연계해 하구 생태복원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건의할 방침이다. 낙동강·금강 등에서도 해수유통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산강 하굿둑 해수 유통은 시민·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필요성이 제기된 데다가 전남도도 긍정적 입장을 보여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남지사 재임 시절인 지난 2월 전남도 간부회의에서 “‘영산강 하굿둑의 문을 절반쯤 열자’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추진하는 용역 결과가 나오는대로 수질 개선사업을 한발 앞서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처장은 “영산강 하굿둑으로 바닷물이 드나들지 못해 강물이 고이면서 미생물은 죽고 갯벌은 썩어가고 있다”며 “우선 수문을 완전 개방하고 점차적으로 하굿둑은 물론 죽산보·승촌보도 허물어야 영산강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산강 하굿둑은 길이 4350m, 최대높이 20m, 저수량 2억 5000만t의 방조제다. 강물에 바닷물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둑으로, 지난 1978년 착공해 1981년 12월 완공됐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