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강’ 영산강 해수 유통으로 생명 불어넣어야
2017년 07월 19일(수) 00:00 가가
영산강 하굿둑 35년만에 개방 추진
썩은 강물에 승촌보·죽산보 … 생명의 젖줄 기능 상실
개방 땐 영산호 대체 용수 확보·지하수 관리대책 시급
썩은 강물에 승촌보·죽산보 … 생명의 젖줄 기능 상실
개방 땐 영산호 대체 용수 확보·지하수 관리대책 시급
광주·전남의 ‘생명의 젓줄’ 영산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산강을 ‘생명의 강’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서둘러야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출발점은 영산강 하굿둑 수문 개방이라는 주장이다.
◇“영산강 살리기, 하굿둑 개방이 해법”=영산강 하굿둑은 목포시 옥암동과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 사이의 영산강 하구를 가로막은 방조제다. 지난 1981년 완공됐다. 국내 최초의 하굿둑으로 길이는 4351m, 높이 20m다.
영산강지구 종합개발계획 2단계 핵심 사업으로 둑에는 8개의 배수갑문이 설치됐다. 당시 정부는 하굿둑 건설로 영산강 하구 일대에 207㎢의 농경지가 생기고 영산호가 만들어져 5만6000t의 쌀을 생산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갯벌 등 강 주변에 32.5㎢에 달하는 새로운 농경지(간척지)를 조성했다.
하지만 35년이 흐른 지금 당초 하굿둑 건설의 배경이 된 식량 증산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쌀 과잉생산이 해마다 반복돼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남아도는 쌀마저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수질 문제 또한 심각한 상태다. 하구둑 건설로 영산강이 막히면서 강물이 고인데다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했던 승촌보·죽산보로 인해 영산강이 죽음의 강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영산강 하굿둑을 개방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수질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는 홍수 통제 목적으로 드물게 이뤄지는 영산강 하굿둑 수문 개방을 적극적으로 해 강물과 바닷물이 수시로 만나게 하자는 것이다. 전남의 미래를 위해선 장기적으로는 영산강 하굿둑을 허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승수 전남대 교수(지구과학부·퇴적학 전공)는 ‘바닷물 유입’이 수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고 있다. 전 교수는 “하굿둑 수문을 항상 열어놓고 바닷물과 민물이 수시로 교차하게 하면 수질 오염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면서 “농가 피해 등을 고려, 연중 수문을 상시 개방하다가 해일 예보 등 피해가 예상될 경우에만 닫히도록 하굿둑 구조를 바꿔야 하고, 미래를 위해선 하굿둑 자체를 허물도록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금강도 하굿둑 수문 개방=낙동강과 금강은 해수유통의 첫 발을 내디뎠다. 부산시는 오는 2025년까지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낙동강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공간) 회복 협의체를 꾸려 단계적으로 바닷물과 강물을 만나게 해 낙동강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지난 2015년 9월 낙동강 하구 생태복원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하굿둑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60종에 달하던 어종이 30종으로 감소했다. 또 강물의 정체로 녹조가 번식하고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낙동강 완전 개방에 앞서 사전 작업으로 염분 침투로 피해가 우려되는 취수원을 지난해 말 이전했다. 식수원도 이전 또는 정수시설의 개선을 추진 중이다.
충남도 지난 2015년 금강 연안 및 하구 생태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2015년 금강 복원 연구용역에서 수질 악화, 수산자원 감소, 폐염전 방치, 경관 훼손등 부작용이 나타나 해수유통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를 토대로 충남도는 복원대상 하구로 보령호를 선정해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효과가 검증되면 금강 하구호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질 개선을 통한 생태환경 개선, 습지 복원을 통한 수산자원 증대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하구 정책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통합·조정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준비 중이다.
◇해수 유통을 위한 선결 조건=수문 개방은 바닷물 유입을 의미한다. 영산강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이는 생활·공업·농업 용수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산호의 대체 용수 확보가 필요한 이유다. 지하수 관리 대책도 세워야 한다. 지하수에 해수가 침투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탓이다. 또 바닷물 유입에 따른 급격한 민물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바닷물이 드나들면 간척지는 사라지고 그 곳은 갯벌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척지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에 대한 토지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반대로 하굿둑 개방으로 인한 영산강 퇴적물의 바다 유입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어업 피해 보상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영산강 살리기, 하굿둑 개방이 해법”=영산강 하굿둑은 목포시 옥암동과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 사이의 영산강 하구를 가로막은 방조제다. 지난 1981년 완공됐다. 국내 최초의 하굿둑으로 길이는 4351m, 높이 20m다.
하지만 35년이 흐른 지금 당초 하굿둑 건설의 배경이 된 식량 증산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쌀 과잉생산이 해마다 반복돼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남아도는 쌀마저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수질 문제 또한 심각한 상태다. 하구둑 건설로 영산강이 막히면서 강물이 고인데다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했던 승촌보·죽산보로 인해 영산강이 죽음의 강이 돼버렸다.
우선 수질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는 홍수 통제 목적으로 드물게 이뤄지는 영산강 하굿둑 수문 개방을 적극적으로 해 강물과 바닷물이 수시로 만나게 하자는 것이다. 전남의 미래를 위해선 장기적으로는 영산강 하굿둑을 허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낙동강·금강도 하굿둑 수문 개방=낙동강과 금강은 해수유통의 첫 발을 내디뎠다. 부산시는 오는 2025년까지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낙동강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공간) 회복 협의체를 꾸려 단계적으로 바닷물과 강물을 만나게 해 낙동강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지난 2015년 9월 낙동강 하구 생태복원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하굿둑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60종에 달하던 어종이 30종으로 감소했다. 또 강물의 정체로 녹조가 번식하고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낙동강 완전 개방에 앞서 사전 작업으로 염분 침투로 피해가 우려되는 취수원을 지난해 말 이전했다. 식수원도 이전 또는 정수시설의 개선을 추진 중이다.
충남도 지난 2015년 금강 연안 및 하구 생태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2015년 금강 복원 연구용역에서 수질 악화, 수산자원 감소, 폐염전 방치, 경관 훼손등 부작용이 나타나 해수유통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를 토대로 충남도는 복원대상 하구로 보령호를 선정해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효과가 검증되면 금강 하구호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질 개선을 통한 생태환경 개선, 습지 복원을 통한 수산자원 증대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하구 정책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통합·조정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준비 중이다.
◇해수 유통을 위한 선결 조건=수문 개방은 바닷물 유입을 의미한다. 영산강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이는 생활·공업·농업 용수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산호의 대체 용수 확보가 필요한 이유다. 지하수 관리 대책도 세워야 한다. 지하수에 해수가 침투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탓이다. 또 바닷물 유입에 따른 급격한 민물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바닷물이 드나들면 간척지는 사라지고 그 곳은 갯벌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척지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에 대한 토지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반대로 하굿둑 개방으로 인한 영산강 퇴적물의 바다 유입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어업 피해 보상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