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애써 가꾼 광주천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식물과 한바탕 ‘여름 전쟁’을 치른다. 워낙 번식력이 좋아 유입 초기에 제거해야 하고, 열매가 맺히기 전인 7∼8월이 제거 적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시의 광주천 외래식물 제거 작업은 아직 외래식물이 넓게 퍼지지 않았다는 판단 탓에 환경단체의 재능기부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래식물의 번식력을 고려했을 때 발견 초기에 지속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한 번 퍼진 외래식물을 제거하는 데 더욱 큰 피해가 생기가 더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이다.

광주환경공단(이사장 안용훈)은 18일 광주천 하류 7㎞ 구간의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활동을 했다.

이날 행사에서 광주환경공단과 한국환경공단 호남권지역본부의 임직원을 비롯하여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생명의숲국민운동의 회원 등 총 50여명이 참석해 광주천 하류에 분포하고 있는 외래식물을 제거했다.

가시박, 도깨비가지와 같은 외래식물은 번식력이 강해 토종 생태계를 잠식하는 등 생태계 교란을 일으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2009년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 식물로 지정한 가시박은 2013년 광주천에 처음 등장해 각종 토종 식물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으로 1년에 4∼8m 자란다. 잎이 3∼4개로 갈라진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아 기어오르는 특성이 있어 밑에 있는 식물체의 햇볕을 막아 말라죽게 한다.

열매에는 날카롭고 가느다란 가시가 촘촘하게 붙어 있어 사람과 가축에 피부염 등을 일으키는 피해를 준다. 하천변이나 제방에 발생한 가시박은 어릴 때(5월 중순∼6월 하순) 낫 등으로 제거해야만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가시박은 한 번 제거했다 하더라도 6월 말까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할 때마다 제거해야 한다.

또 사람에게는 알레르기성 비염 및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공단과 유관기관 및 시민단체가 장마철에도 불구하고 9월초 꽃이 피고 열매가 퍼지기 전 가시박을 제거하기 위해 이와 같이 구슬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이 북아메리카인 이 식물은 도깨비가지는 1978년에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뒤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전국에 분포하는 ‘귀화 식물’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달갑지 않은 ‘감투’도 받았다. 우리나라 고유의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것. 번식력이 지나치게 뛰어나 자생식물들의 삶터까지 침입해 생육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광주환경공단 안용훈 이사장은 “외래 식물은 번식력이 강해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점차 확산돼 생태계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면서 “생태계 다양성 보전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제거 작업을 앞으로도 유관기관 및 시민단체와 함께 꾸준히 실시하여 광주천에 건강한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