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교육- 이정선 광주교대 교수·전 총장] 아이는 마을 사람이 함께 기른다
2017년 06월 08일(목) 00:00 가가
최근 마을공동체, 마을학교 등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려는 노력들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아이를 함께 기른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그러나 보다 구체적으로 실천적인 프로그램은 아직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가정과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가 상호 소통하면서 우리 아이들을 함께 기를 수 있을까?
아프리카 가봉의 수도 리브레빌의 해변가, 새벽 일찍 동네 사람들이 나무배를 끌고 바다로 나간다. 넓은 바다에 반원을 그리며 그물을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동네 사람들이 노동요 장단에 맞추어 내린 그물을 끌어당긴다. 한나절 가까운 사투 끝에 드디어 그물이 백사장 위로 올라오고, 숭어를 비롯한 각종 이름 모를 생선들이 그물 가득 펄떡이며 잡혀온다. 같이 일한 사람들이 수확물을 나누어 갖는 시간, 공평하게 저울에 달아서 분배를 한다. 생선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입가엔 만족을 머금고 집으로 향한다. 하루 일과가 각자 맡은 임무를 협업으로 시작해서 합당한 나눔으로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최근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서 내가 본 아프리카 마을공동체 활동의 한 장면이다.
한정적 재화를 누가 차지하는가라는 분배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특히 좋은 것이 극소수일 경우에는 반비례하여 경쟁도 더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더불어 살아가려는 아프리카의 마을공동체는 소위 ‘우분투’ 정신의 실천이다.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혹은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의 우분투는 많은 부분 삶이 연장되고 분화된, 그래서 경쟁이 심화된 오늘날에도 인류공동체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말이다.
이러한 공동체의식이 어디 경제활동에만 국한될 것인가? 교육활동도 마찬가지이다. 개별 교육기관이 독립적으로 아이의 교육을 담당하기보다는 상호 소통하면서, 경쟁하기보다는 함께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실제로 사회가 분화되기 이전에는 가정과 지역사회가 아이들의 교육을 함께 담당했었다. 사회가 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교육을 전담할 기구가 새롭게 탄생하였다. 단위학교와 관리기관, 그리고 지역사회가 교육을 나누어 맡다 보니 과거와 달리 아이를 함께 기르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맡은 부분만 독립적으로 담당한 나머지 ‘따로국밥’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분업화 전문화가 만들어 낸 부산물이기도 하고 일을 담당한 사람들이 설정한 경계가 너무 높아서 소통이 어렵고 유대망을 구축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하여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약화되고 공교육의 비정상화 그리고 교육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공교육의 기능을 보완하거나 돌봄 기능을 담당하는 각종 사회교육기관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교육기관과 공교육을 담당하는 기관들 역시 높은 벽을 두르고 협치를 하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교육기관들이 중복적으로 난립을 하고 심지어는 아이를 사이에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예컨대, 학교 내 돌봄교실의 경우 지역 사회 내 지역아동센터와, 방과 후 학교의 경우 교육 유관기관이나 단체들과 소통과 협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별히 안타깝게도 우리 지역은 매년 1500여 명의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 밖으로 나간다.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직업교육을 포함한 모든 사회교육기관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한 아이를 기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개개인이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을에 있는 모든 유관교육기관들이 한가운데 아이를 두고 그 아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각종 사회문제는 가정,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 내 유관기관 간 사회적 유대망의 약화에서 비롯되었으며, 학교의 효율성 저하는 이러한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제는 가정과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사회 유관기관이 얼마만큼 각자의 벽을 허물고 협치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중복난립하고 있는 사회교육기관들을 어떻게 조정을 해서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각 기관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교육을 위하여 공동으로 서로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협치를 할 것인가를 모색해 보아야 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는 마을 사람이 함께 기른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겠다.
여기에 더하여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약화되고 공교육의 비정상화 그리고 교육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공교육의 기능을 보완하거나 돌봄 기능을 담당하는 각종 사회교육기관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교육기관과 공교육을 담당하는 기관들 역시 높은 벽을 두르고 협치를 하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교육기관들이 중복적으로 난립을 하고 심지어는 아이를 사이에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예컨대, 학교 내 돌봄교실의 경우 지역 사회 내 지역아동센터와, 방과 후 학교의 경우 교육 유관기관이나 단체들과 소통과 협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별히 안타깝게도 우리 지역은 매년 1500여 명의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 밖으로 나간다.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직업교육을 포함한 모든 사회교육기관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한 아이를 기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개개인이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을에 있는 모든 유관교육기관들이 한가운데 아이를 두고 그 아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각종 사회문제는 가정,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 내 유관기관 간 사회적 유대망의 약화에서 비롯되었으며, 학교의 효율성 저하는 이러한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제는 가정과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사회 유관기관이 얼마만큼 각자의 벽을 허물고 협치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중복난립하고 있는 사회교육기관들을 어떻게 조정을 해서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각 기관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교육을 위하여 공동으로 서로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협치를 할 것인가를 모색해 보아야 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는 마을 사람이 함께 기른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