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해빙기를 맞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무등산을 비롯한 전국 국립공원에 낙석 주의보를 내리고 현장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국 국립공원 낙석위험지구 495곳에 대한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봄철 해빙기(2∼4월) 동안 국립공원 내 낙석사고는 총 11건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낙석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한 국립공원은 북한산(2014년 1월, 2015년 6월), 설악산(2015년 8월)이다. 같은 기간 국립공원 내 해빙기 전체 안전사고는 175건, 이로 인한 사망자는 14명, 부상자는 161명이었다.

공단의 안전점검은 무등산, 월출산, 지리산, 설악산 등 21개 국립공원 601개 구간 (1987㎞)의 탐방로 주변 급경사지 450곳과 험준한 산봉우리(암장) 45개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공단은 21개 국립공원 급경사지를 위험 등급에 따라 위험도가 가장 낮은 A부터 가장 높은 E까지 5개 등급으로 나눴다.

점검 대상 450개 급경사지는 E등급(매우 위험) 23곳, D등급(위험) 108곳, C등급(보통) 22곳, B등급(낮음) 90곳, A등급(매우 낮음) 4곳이다. 무등산 국립공원의 경우 D등급 3곳, C등급 4곳, B등급 2곳 등 총 9곳이 점검 대상이다.

점검시 탐방로에 설치된 낙석방지 시설, 안전난간 등 구조물의 이상 유무를 우선 점검한다. 얼음이 얼고 녹는 과정에서 탐방로 주변 바위 균열, 뜬 돌 발생 여부도 살핀다.

안전점검 결과 위험지역으로 확인된 구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즉시 낙석 제거작업을 진행한다. 필요한 경우 펜스 등 안전시설 설치, 우회 탐방로 개설 등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도 병행한다.

해빙기 낙석은 겨울에 얼었던 암석의 융해, 봄철 강우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한 번 낙석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 시설물붕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봄철 해빙기 산에서 커다란 주의가 요구되는 사고 유형이다.

특히 위험요소에 대한 사전 파악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공단은 낙석 가능성이 큰 설악산국립공원에 자동으로 암반 변위를 계측하는 ‘낙석계측시스템’을 2개 설치, 실시간 감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2014년 설악산 주전골 탐방로에서 암반변위가 관측(10㎜)되어 우회탐방로를 만들고 위험요인을 사전 제거했다고 공단은 전했다.

낙석은 특히 발생지역 및 시기의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탐방객 스스로 산행시 주변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 구간으로 보일 경우 신속히 통과하고 노면이 젖은 탐방로의 경우 미끄러운 낙엽, 돌로 인한 발목·허리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해빙기에는 낙석사고 외에도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보온 의류를 준비하고 산에 올라야 한다. 고지대와 북사면의 탐방로는 결빙된 구간이 많아 눈길 덧신(아이젠)을 휴대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앓는 탐방객은 고지대 산행을 삼가고 자신의 체력과 건강상태에 맞는 탐방로를 선택해야 한다.

공단은 탐방객 해빙기 안전산행을 돕기 위해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기술을 접목한 ‘비콘(beacon)’을 통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탐방객에 알리는 ‘재난안전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App)’을 설치하면 추락위험 지역, 낙석발생 우려 지역, 낙뢰 다발 구간, 급경사지, 산사태 우려 지역, 상습 결빙 지역 등 안전사고 알림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쉼터 안내, 탐방객 안전수칙, 기상특보 발표 시 대피방법 등 주요거점 정보도 제공한다. 위험에 처했을 때 조난신고 기능을 사용하면 빠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