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4대 강에 창궐하는 녹조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천에 물이 풍부할 경우 댐·저수지의 물을 비축했다가 방류하고 보(洑)의 수위도 탄력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정부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여름철 4대 강의 보 수위를 낮춰 물을 더 흘려보내 녹조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것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한 보에 물을 가둬 수자원을 확보하고 수질도 개선하겠다던 ‘4대 강 사업’의 실패를 정부가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연계운영방안은 하천 유량과 유속을 증가시킴으로써 물이 체류하는 시간을 감소시켜 녹조 발생을 줄이는 내용이다.

이번 연구용역은 국무총리 소속 4대 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정책적으로 권고한 사항을 반영해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한 것이다.

지난 2014년 12월 조사평가위원회는 남조류 저감을 위해서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에 따른 하천유량 증가와 보 수위 하향 운영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수질개선 등을 고려한 더 정교한 보 운영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용역은 댐-저수지의 비축수량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구분해 예측결과를 제시했다.

비축수량이 있는 경우에는 상류에 비축된 물을 1∼5일간 하류 보로 흘려보내고 보의 수위를 일정 기간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댐·저수지의 비축수량이 없는 경우에는 보의 수위만을 낮게 조절하는 보와 보간 연계운영 방안을 내놓았다.

보의 수위를 낮추는 정도는 양수 제약수위, 지하수 제약수위로 나눠 연계운영 효과를 각각 예측했다.

연계운영의 수질개선 효과를 예측한 결과, 낙동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이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과 보-보간 연계운영 간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낙동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시 보 수위를 74일간 지하수 제약수위로 운영하면 낙동강 중하류 5개 보의 남조류 세포수가 22%에서 최대 36%까지 감소했다.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에서는 클로로필-a가 27∼34% 줄어들었다. 영산강 승촌보에서는 클로로필-a가 23% 줄었다.

각 보 구간의 평균유속은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을 할 경우 양수제약수위 유지시 8∼67% 증가했다.

지하수제약수위를 유지할 때에는 20∼119%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놓은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의 시행을 위해선 수백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보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도 16개소(보별 1개소), 양수장 25개소를 손봐야하는데, 각각 422억원, 216억원 총 638억원이 든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용역 결과를 검증하고 수생태계 영향 분석,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확대시행 등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며 “근본적으로 녹조를 저감시키기 위해서는 이번에 제시된 댐-보-저수지의 연계운영 연구결과를 토대로 효과적인 녹조 저감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발표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은 불필요한 대책으로 수문전면개방을 미루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4대 강 사업은 우리나라 물정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지난 10년간 4대 강 사업은 어민에게서 생활터전을 빼앗고, 물고기에게는 죽음을 안겨줬으며, 국민에게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면서 “정부는 4대 강 수문을 상시개방하고 근본적인 수질개선 대책을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