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어린이, 학생, 주부 등 시민 250명이 출자한 자본금 1억7000만원으로 건립한 ‘햇빛발전소’가 22일 준공식을 열고 전기생산에 들어간다. 그동안 공공기관 또는 민간사업자들이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시민들이 직접 협동조합을 꾸리고 대안 에너지로 평가받는 태양광발전소 운영을 시작한 것은 광주전남에서 최초다.

조합원들은 미국 스리마일, 구소련의 체르노빌,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리 손으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생산하자’는 뜻을 모아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 그린카진흥원 옥상(1200㎡)에 햇빛발전소를 지어 올렸다.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은 22일 오전 10시30분 광산구 그린카진흥원에서 ‘광주시민햇빛발전소 1호기’ 준공식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조합 측은 준공식 이후 곧장 발전소 가동에 돌입한다고 덧붙였다.

발전소 준공은 지난 2015년 6월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창립되고 햇빛발전소 1호기 건립 계획을 발표한 지 1년 6개월만이다.

조합은 그해 연말까지 햇빛발전소 1호기 건립 취지에 공감하는 초등학생, 대학생, 주부, 출향인 등 250여명의 시민들이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까지 출자한 돈 1억7000만원을 모았다.

이후 그린카진흥원과 옥상 활용을 위한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시공사를 선정한 뒤 올 1월 착공에 들어가 채 2개월도 걸리지 않고 뚝딱 발전소를 지어 올렸다.

햇빛발전소 1호기 규모(시간당 발전량) 100㎾가량이다. 햇빛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4인 기준 25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이다. 조합측은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한다. 월 매출은 200만∼250만원. 발전소 유지비용을 제외해도 연간 2000만원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금 일부는 조합원 출자규모에 맞게 일정부분 배당하고 나머지는 적립할 계획이다. 시민햇빛발전소 추가 건립을 위해서다.

조합원들 발전소 부지를 기존 공간(건물 옥상)으로 택하는 등 환경훼손을 최소한으로 하고 안전한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위험한 에너지로 평가받는 핵발전소가 설 자리를 좁히는 게 목표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이런 뜻을 공감한 시민들이 전국에 60곳 이상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운영하고 있다고 조합 측은 설명했다. 광주가 일조량이 풍부한 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민들이 운영하는 햇빛발전소가 올해 건립된 것은 다른 도시에 견줘 다소 늦은 편이라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이희한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추가로 에너지재단 지원으로 건설되는 햇빛발전 2호기(60㎾), 시민출자금으로 햇빛발전소 3호기 건립이 계획돼 있다”면서 “시민들 손으로 지어올린 햇빛발전소가 위험한 에너지 핵발전소의 대안에너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지난 2015년 ‘햇빛발전으로 광주를 탈핵 에너지전환도시로 만들어나가자’는 취지에 공감한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 I-coop 생협, 불교환경연대, 에코바이크 회원 가족, 시민이 참여해 꾸려졌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