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김진구 우산중학교 교감]문턱이 낮은 학교
2017년 02월 21일(화) 00:00 가가
시골 학교 가정방문은 마을 단위로 비포장 도로나 논두렁을 따라다녔고, 도시에서는 동 별로 골목길을 돌아 학생들과 떼지어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담임교사를 만난 학부모는 몸 둘 바를 몰랐다. 무슨 잘못이나 한 것처럼 뒷머리를 긁적이며 잘 부탁드린다는 말만 했다. 학생도 이 모습을 슬쩍 곁눈질로 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마당이나 마루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안 환경을 살피기도 했다. 사이다와 막걸리, 깍두기가 한쪽에 놓여있고, 날계란을 탁 깨서 건네기도 했다.
이 정도의 방문이고 만남이어도 효과는 컸다. 가정방문이 끝난 후 학급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지고, 인사는 더 공손해진다. 학생에게 건네는 눈빛도 더 친근해진다. 말썽 많던 촌지 때문이 아니다. 어느 학생은 무엇을 더 채워주고, 어느 학생은 어떤 것을 더 키워줄 것인지 조금은 짐작이 간다. 교단에서 학생의 생활환경을 안다는 것은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지금은 학생에게 문제가 있을 때 가정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폭력, 결석, 가출 등 비행이 발생했을 때 수습 차원의 방문이고 상담이다. 각박한 단절의 시대일수록 미리 만나야 더 교육적이다. 아이의 장단점이나 가정 환경을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학부모에게는 더 정감이 간다. 어려운 사정이나 간절한 소망을 낮은 자세로 따뜻하게 들어주는 교사는 존경받는다.
예전에 S여고 교장 공모 학교경영계획서를 쓸 때 제목이 ‘문턱은 낮고, 명예는 높은 학교’였다. 평소 학교 문턱이 더 낮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문턱 낮은’ 구절은 쉬웠으나 그 댓구가 어려웠다. 무엇이 높은 학교가 좋을까. 실력, 자긍심, 꿈 등은 너무 한쪽으로 쏠리는 같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단어를 찾다가 명예란 단어를 썼다. 이 제목 때문에 근무하면서 ‘문턱은 높고, 명예는 낮은 학교’가 되면 어쩌지 내내 걱정을 많이 했다.
철이 들면서부터 학교 문턱과 은행 문턱이 낮아져야 세상살이가 더 좋아지겠구나 생각했다. 산업화 시대로 들어서면서 은행돈 잘 빌려 쓰는 기업이나 사람들이 부자로 살았다. 서민은 은행돈 빌리기 어려웠고 액수도 미미했다. 은행 문턱은 높기만 했다.
또 낮아야할 곳이 학교 문턱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를 찾아가려면 망설여지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자식이 다니는 학교 방문은 가볍지 않았다. 치맛바람, 성적, 촌지 등 여러 연유로 학교를 쉽게 출입하기에는 문턱이 높았다.
문턱이 낮다는 것은 학생, 학부모에게 오만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를 포용하는 따뜻한 학교,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고 소소한 이야기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학교가 바로 문턱이 낮은 학교이다. 요즘에는 수업 중인 교사를 폭행하거나, 교장실로 찾아가 큰 소리부터 질러놓고 대화를 시작하는 사례가 종종 보도된다. 교사가 받은 상처와 교단의 후유증은 크고 오래간다. 문턱이 너무 낮아져버렸나 하는 생각도 든다.
새학기가 온다. 새내기 초1, 중1, 고1에게는 큰 변화의 문턱이다. 상큼한 새 책의 잉크냄새만큼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도 크다. 학부모들은 상급 학교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각각의 가정 환경에서 자란 자녀가 잘 적응할지 걱정도 많다. 낯설고 급변한 환경에 힘들어 했던 기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자신의 유년이나 청소년 시절을 생각해 보면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기이다.
새학기에 가정방문을 충실히 해보기로 했다.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지금이 오히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안내문을 보내고 학부모와 사전에 의견을 나눠 방문할 날짜를 정할 것이지만 가정방문을 원하지 않으면 학부모가 학교를 편하게 방문하게 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사회 소통은 당사자의 직접 대화이다. 학교의 소통구조는 약간 다르다. 문자, 메일, 통신문, 카톡 등 소통의 수단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교사와 학부모 의견을 그 중간에서 학생이 전해주는 간접 대화 방식이다. 여기에서 어떤 사안이 과장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래서 가정으로 찾아가든, 학교로 방문하든 간에 담임교사와 학부모와의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
MBC 즉 입(Mouth), 교과서(Book), 분필(Chalk)만 가지고도 교단에서 유능한 선생님이 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대부분 지식은 선생님의 입이나 책에서 나왔고, 이것을 분필로 칠판에 정리하면 학생들이 받아쓰던 시절 말이다. 지금은 지식 전수 못지않게 문턱이 낮은 학교, 가슴이 따뜻한 교사가 더 필요한 시대이다.
지금은 학생에게 문제가 있을 때 가정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폭력, 결석, 가출 등 비행이 발생했을 때 수습 차원의 방문이고 상담이다. 각박한 단절의 시대일수록 미리 만나야 더 교육적이다. 아이의 장단점이나 가정 환경을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학부모에게는 더 정감이 간다. 어려운 사정이나 간절한 소망을 낮은 자세로 따뜻하게 들어주는 교사는 존경받는다.
또 낮아야할 곳이 학교 문턱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를 찾아가려면 망설여지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자식이 다니는 학교 방문은 가볍지 않았다. 치맛바람, 성적, 촌지 등 여러 연유로 학교를 쉽게 출입하기에는 문턱이 높았다.
문턱이 낮다는 것은 학생, 학부모에게 오만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를 포용하는 따뜻한 학교,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고 소소한 이야기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학교가 바로 문턱이 낮은 학교이다. 요즘에는 수업 중인 교사를 폭행하거나, 교장실로 찾아가 큰 소리부터 질러놓고 대화를 시작하는 사례가 종종 보도된다. 교사가 받은 상처와 교단의 후유증은 크고 오래간다. 문턱이 너무 낮아져버렸나 하는 생각도 든다.
새학기가 온다. 새내기 초1, 중1, 고1에게는 큰 변화의 문턱이다. 상큼한 새 책의 잉크냄새만큼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도 크다. 학부모들은 상급 학교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각각의 가정 환경에서 자란 자녀가 잘 적응할지 걱정도 많다. 낯설고 급변한 환경에 힘들어 했던 기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자신의 유년이나 청소년 시절을 생각해 보면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기이다.
새학기에 가정방문을 충실히 해보기로 했다.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지금이 오히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안내문을 보내고 학부모와 사전에 의견을 나눠 방문할 날짜를 정할 것이지만 가정방문을 원하지 않으면 학부모가 학교를 편하게 방문하게 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사회 소통은 당사자의 직접 대화이다. 학교의 소통구조는 약간 다르다. 문자, 메일, 통신문, 카톡 등 소통의 수단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교사와 학부모 의견을 그 중간에서 학생이 전해주는 간접 대화 방식이다. 여기에서 어떤 사안이 과장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래서 가정으로 찾아가든, 학교로 방문하든 간에 담임교사와 학부모와의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
MBC 즉 입(Mouth), 교과서(Book), 분필(Chalk)만 가지고도 교단에서 유능한 선생님이 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대부분 지식은 선생님의 입이나 책에서 나왔고, 이것을 분필로 칠판에 정리하면 학생들이 받아쓰던 시절 말이다. 지금은 지식 전수 못지않게 문턱이 낮은 학교, 가슴이 따뜻한 교사가 더 필요한 시대이다.
